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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거짓말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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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총각이 살았는데 참 가난했어. 식구도 없이 혼자 사는데, 부쳐먹을 땅도 없으니까 남의 집 일이나 거들어 주고 밥술이나 얻어먹고 살았지. 그런데, 이 총각 사는 이웃마을에 아주 돈 많은 부자 영감이 살았어. 이 부자 영감한테 딸이 하나 있어서 사윗감을 고르는데, 거짓말 잘 하는 사람을 사위 삼는다 이러거든. 누구든지 저한테 와서 거짓말을 세 마디 하되, 영감 입으로 '그건 거짓말이다' 이라고 할 만한 걸 해야 된다는 거지

이 소문을 듣고 곳곳에서 거짓말 깨나 한다는 총각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어. 그런데 그 많은 총각들이 다 퇴짜를 맡고 돌아가. 아, 제아무리 얼토당토않은 말을 주워섬겨도 영감이 '응, 그건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해버리니 무슨 일이 돼? 이 때 이 가난한 총각이 부자 영감을 찾아갔어.

"저도 거짓말 한번 해 보려고 왔습니다".

"그래 어떤 거짓말을 할 텐가?".

"잘 들으십시오. 예전에 우리 집은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잣집이어서 울안이 엄청나게 넓었습니다.

얼마나 넓었는고 하니, 처녀가 앞문으로 집안을 가로질러 들어가서 뒷문으로 나오면 할머니가 돼 있었지요".

이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야? 하도 얼토당토않은 허튼 소리여서 영감이 듣다 말고 그만 버럭 소리를 질렀어.

"예끼, 이놈아. 삼남에서 제일간다는 우리 집도 앞문 뒷문 사이가 두 마장이 못 되는데, 네놈의 집이 그렇게 넓었다고? 그게 말이 되느냐?".

"예, 그럼 제가 거짓말 한 마디 했습니다".

부자 영감은 제 입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으니 더 할 말이 있어? 총각이 이번에는 두 번째 거짓말을 내놓지.

"또, 그 때 우리 집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소가 있었습지요. 얼마나 큰 소였는지, 한쪽 뿔 위에 앉아서 피리를 불면 다른 쪽 뿔 위에 있는 사람이 춤을 췄는데, 서로 자리를 바꾸려면 한 나절이 걸렸지요".

이게 뭐 말이나 되는 소리야? 하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어서 영감이 듣다 말고 또 소리를 냅다 질렀어.

"예끼, 이놈아. 우리 마을 끝에서 끝까지 가도 반나절이 안 걸리는데, 네놈의 소가 그래 우리 마을보다 더 컸단 말이냐? 그따위 새빨간 거짓말이 어디 있어?".

"예, 그럼 제가 거짓말 두 마디 했습니다".

부자 영감이 그제야 이크 뜨거라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 이제 거짓말 한 마디만 더 들어 주면 가난뱅이 총각을 사위 삼아야 할 판이니 정신이 들지 안 들어? 그러나저러나 총각은 비위도 좋게 세 번째 거짓말을 내놓는구나.

"우리 집이 그렇게 큰 부자였으니 가난한 사람들이 돈을 많이 꾸어 갔지요. 그 때 영감님께서도 형편이 어렵다 하시며 우리 돈 천 냥을 꾸어 가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 돈을 돌려주십시오". 안 꾸었다고 하면 거짓말 세 마디를 다 들어 준 셈이니, 꼼짝없이 가난뱅이를 사위 삼아야 하잖아. 그것보다는 돈 천 냥 내주는 게 낫겠다 생각하고,

"그래 그래. 그 때 틀림없이 돈 천 냥을 꾼 적이 있었지. 이제 돌려주겠네".하면서 돈을 내줬대. 이렇게 해서 가난한 총각이 거짓말 세 마디로 돈 천 냥을 벌어서 잘 살았다는 거야.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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