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의 촌지수수를 고발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대구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26일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3일 전교조 대구지부 홈페이지에 '대구 모여고의 촌지와 교장선생님'이라는 제목의 담임교사의 촌지수수를 고발하는 게시물이 실리자 해당학교에 대한 감사인원을 보내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 모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학생들은 글에서 "담임교사의 수첩에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그 이름의 오른쪽에는 김00-현금 85만원, 엘리자베스아덴 화장품 등 돈의 액수와 선물 목록 등이 일일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 학생들은 또 "담임 선생님이 수첩에 적힌 글을 학생들이 본 사실을 안 뒤 교실에서 공개적으로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전혀 없다. 수첩에 적어 두었던 것은 나중에라도 선물을 받은 데에 대한 작은 보답을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해명했다"는 내용도 적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며칠 뒤 이 학교 교장이 교실로 학생들을 찾아 "촌지라는 것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가성이 없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촌지라는 것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자신의 지난 촌지 수수를 들려주며 해당 교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학생들은 "이 글을 올림으로 해서 앞으로 당할 일들이 두렵지만 교장 선생님의 잘못된 생각이 바뀌고 교육자다운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며 "변화와 개혁이 있으려면 불의에 대해 모두가 침묵할지라도, 누군가는 그것이 분명한 잘못이라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교조 홈페이지에는 학교장을 비난하는 글들과 공공연한 촌지가 나돌고 있는 교육현실을 꼬집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ID가 마가린인 네티즌은 "우리나라가 망해가고 있다.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데 대해 걱정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 학교 김모 교장은 "게재된 글의 상당부분은 과장 왜곡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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