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횟집'운영 김대중씨-"저렴한 가격에 푸짐, 메뉴 끊임없이 개발"

대구에서 '싱싱海 싱싱魚'라는 간판을 걸고 횟집을 운영하는 김대중(37)씨. 그를 보면 '무일푼 시골 젊은이'도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고 '동네 횟집'에도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93년 5월 대구 대봉동에서 '콧구멍만한' 규모(10평)의 횟집을 열었던 김씨는 창업 10년이 지난 지금, 50평이 넘는 가게를 3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대구 산격동 대우아파트 인근과 유통단지, 무태 등 3곳의 가게에서 올리는 매출은 월평균 1억500여만원. 혼자 시작했지만 이젠 종업원만 18명이다.

그는 자신의 가게에 기업체에서 쓰는 '경영기법'을 접목했다.

김씨가 내세우는 첫째기법은 제품 관리. 맛있는 회를 만들기 위해 부경대학교에서 따로 공부까지 했고 물고기의 스트레스를 줄여 회맛을 좋게하려고 노력한다.

"갓 가져온 고기는 이동과정의 스트레스 때문에 손님상에 내놓지 않습니다.

하루가 지나야 스트레스가 사라져 고기맛이 좋아집니다.

잡을 때도 단번에 잡아 '마지막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신제품 개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근 고등어회 메뉴를 개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동과정에서 쉽게 죽어 횟감으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여겨지던 어종이었다.

하지만 그는 비린내도 예상보다 덜한 데다 영양도 타 어종에 비해 우수해 도입하자마자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여름에 회를 즐기는 분들을 위해 냉동시킨 돌에 회를 얹는 방법도 시행해봤습니다.

상품은 끊임없이 바뀌어야 되죠. 그 다음은 마케팅입니다.

구멍가게 수준일 때도 고객우대카드를 만들어 사용액을 적립하는가하면 비오는 날엔 소주를 공짜로 드리고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엔 회를 무료로 주는 등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즉시 실행에 옮깁니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려면 모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는 반경 1㎞이내에 가게 3곳을 두고 있다.

위험회피수단이다.

한 곳에 손님이 몰리면 즉각 부근 가게로 손님을 이동시켜 모신다.

네트워크를 확립해 영업이익을 일정하게 만든 것이다.

김씨는 첫출발 당시엔 맨손이나 다름없었다.

창업 당시 밑천은 1천500만원. 대형 횟집에서 3년간 일하며 번 돈이었다.

"1989년 고향인 의성에서 단돈 5만원을 들고 대구로 왔습니다.

요리가 좋아 횟집에 취직해 일을 배웠죠. 10원도 쓰지 않고 모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번 돈을 모두 저축했습니다.

창업자금 1천500만원은 10년 전이라고 감안해도 적은 돈이었죠. 하지만 제대로 하면 작은 가게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창업 초반 1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밑반찬을 늘려 마진을 줄이는 방법으로 단골손님을 차곡차곡 확보해나갔다.

굽은길도 많았다.

대봉동에서 가게를 옮기려다 사기를 당해 2천만원 가까운 돈을 날렸고 칠성동으로 가게를 옮겨서는 외환위기, 대형 할인점 등장, 대형 회마트 개점 등 3중고를 한꺼번에 겪기도 했다.

"어려움을 겪을 때는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을 깨쳤습니다".

그는 식당의 경우, 맛이 생명이지만 '생산성'도 높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씨는 유통단지에 있는 가게의 경우, 65평짜리 가게지만 3천만원만 투자해 임대했다고 말했다

몇 달째 문이 닫혀 있던 가게를 인수, 저렴한 임대비용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비용까지 아낀 것. 김씨는 이 곳에서 월 임대료(38만원)의 100배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저희 가게는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실속파를 고객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 상품을 갖추고 투자를 합니다.

구멍가게도 영업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053)601-1355.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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