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측근비리 비난공세 강화

야권은 31일 검찰의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결과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반발하자 "경거망동을 중단하라"며 노무현(盧武鉉)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또 노 대통령을 향해 "후보시절은 물론 현재까지도 수없이 많은 거짓말로 자신과 주변 비리의혹을 축소.은폐하고 국민들을 기만해 왔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박진(朴振) 한나라당 대변인은 31일 "닉슨이 탄핵에 직면, 스스로 하야하게 된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의 거짓말이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킨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또 "거짓말과 변명으로 자신과 측근의 비리를 은폐한 것도 모자라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며 측근비리 특검까지 거부한 노 대통령은 당연히 탄핵감"이라고 비꼬았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얼굴을 들고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노 대통령은 직접 조사도 받아야 하고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文在寅)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병완(李炳浣) 홍보수석 등이 "과장된 상황과 추론을 발표하는 상황이었다"며 검찰의 수사발표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린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은진수(殷辰洙)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를 결정해야 하는 위중한 상황에 처한 이 마당에 자숙을 해도 모자랄 참모들이 검찰수사에 시비를 걸고 나서다니 무슨 망발이냐"고 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이 아침엔 측근들이 검은 돈을 받는 자리에 동석하고 낮에는 '깨끗한 선거유세'를 한 사실을 상기하며 "국민은 떳떳한 대통령을 원한다"고도 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대선광고에서 흘린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고 노 대통령은 두 얼굴을 가진 후보였다"며 "'이기명씨 용인땅 토지거래'도, '장수천 관련 문제'도 '대선자금 유용'에 대한 대통령의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성토했다.

민주당 역시 노 대통령을 '공범' '탄핵'이란 극언을 써가며 비난했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이제 우리는 구체적으로 실정법을 위반한 대통령을 갖게 됐다"며 "대통령이 개인빚 변제에 선거자금을 유용하고 게다가 불법자금 수수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대통령이 사실상 수령자임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대표는 또 "검찰은 대통령의 직무수행 안정성 때문에 직접 수사를 포기했다지만 도덕성을 포기하고 어떻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청와대 참모들이 일제히 검찰을 비난하고 나서자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라며 "검찰이 노 대통령의 비리를 은폐, 축소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참으로 서글픈 세모다"고 개탄했다.

김태완.박상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