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춘문예당선 동화 심사평-심후섭

몇 번이나 되읽은 끝에 마지막까지 남긴 작품은 '열매보다 더 찬란한 싹'(김원구), '몸에 피는 꽃'(김현욱), '까치야 까치야'(김대조), '단발머리'(김효정), '내 동생의 딸꾹질'(오현정), '친구를 기다리며'(오영웅), '천둥벌거숭이의 눈물'(노영희) 등 모두 일곱 편이었다.

하나같이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장고(長考)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열매보다…'는 소년의 성장 과정을 국화 키우기에 비유한 착상이 돋보였고, '몸에 피는 꽃'은 첫 생리를 하는 소녀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의 개안 과정을 안정된 문장으로 잘 그려내고 있었다.

'까치야'는 뽑은 이조차 제대로 버릴 곳 없는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이 돋보였고, '단발머리'는 이성에 눈을 떠가는 소녀의 심리를 명쾌한 문장으로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내 동생의 딸꾹질'은 남아 선호의 뿌리깊은 시각에 맞서 생명의 고귀함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점이 훌륭하였고, '친구를 기다리며'는 친구 사이의 갈등과 해결을 세밀한 심리 묘사와 현실감 있는 장면 변화로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각각 형식적인 기승전결, 미담(美談)조 결말 등이 흠으로 남았다

'천둥벌거숭이의 눈물'은 성장기의 소녀들이 어려운 현실을 밝게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쉽게 보기 힘든 크레파스 공장을 배경으로 가슴 찡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이 작품도 갈등 부분과 절정 부분의 연결이 다소 느슨한 점이 흠이었으나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캐릭터가 뚜렷한 점에 호감이 갔다.

그리고 3년 동안 꾸준히 보내온 작품을 돌이켜 보건대 각 작품이 나름대로의 특징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동화작가로서의 역량과 더불어 그 열정이 기대되어 기꺼이 당선작으로 밀게 되었다.

앞으로의 정진을 기대한다.

심후섭.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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