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공기업이 퇴직 공직자를 위한 곳입니까?"
조해녕 대구시장은 그동안 공석 중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대구시 공기업 대표를 1월1일자로 임용하면서 '구관이 명관'이란 낡은 구호를 증명이나 하듯 하나같이 퇴직간부들을 앉혔다.
물론 퇴직간부들을 고액연봉의 공기업체나 기관장으로 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구시의 대표적인 공기업과 관련 기관으로는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지하철공사 △대구환경시설공단 △대구시설관리공단 △대구운수연수원 △대구의료원 △대구시체육회, 그리고 철도청 등과 함께 대구시가 공동으로 출자한 (주)대구복합화물터미널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대구시 출신 공무원이 아닌 외부인이 경영을 맡고 있는 곳은 대구의료원 하나뿐이다.
또 복합화물터미널도 지난 12월에 대구시 간부 출신의 대표에서 철도청 간부 출신 공무원으로 바뀌었다.
곧 교체예정인 또다른 기관장 자리에도 시의 간부 출신이 임용될 것으로 알려졌고 시설공단 임원자리도 시의 간부 출신이 1일자로 기용됐다.
왜 이럴까. 대구시의 설명은 이렇다.
대구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시와의 업무협조가 잘 돼야 할 뿐만 아니라 '공기업'이기에 너무 이익추구에 치우쳐서는 안되며, 공익성을 위해서는 공직자 출신이 적격이라는 것.
또 대구시의 인사숨통을 트기 위해 나이 많은 공직자의 퇴임을 유도하는 대신 퇴직뒤 일자리를 보장해 주지 않을 수 없는 '관례상의 부채(負債)의식'도 있을 수 있다.
퇴직 공무원들의 탁월한 인품이나 경영능력 등도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그럴 듯하다.
그러나 대구환경시설공단의 경우 공채를 통해 대구의 한 대학 교수를 대표로 영입, 올해 연임까지 시켰는데 노조와의 갈등 등을 이유로 사퇴하자 민간인 공채방침을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재빨리 바꿨다.
그리고는 지난해말 퇴직한 대구시 간부를 대표로 임용했다
조 시장은 30, 40대의 젊은층을 과감하게 기용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젊어지는 중국'을 지난해 12월 둘러보고 "우리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번 공기업 대표 인사에서는 그간의 말과 엇갈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조 시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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