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런 한국에 왜 투자합니까"

대구의 대표적 외국인 투자기업인 ㈜대구텍이 전기설비 증설과 관련, 한국의 '열악한 투자환경'에 실망하고 있다

생산 확대를 위해 전기 용량을 높여야 하지만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용량 확대 과정에서의 비용을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

대구텍은 향후 설비증설 계획에 따라 현재 1만㎾ 용량의 전기설비를 1만4천㎾로 올리기로 하고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전력측과 협의에 들어갔으나 60억원 내외의 비용부담을 대구텍이 모두 안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구텍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기업이 전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정부가 알아서 설비를 해주는데, 오히려 수십억원에 이르는 전기설비 비용부담을 기업에게 떠맡기려 한다면 어떤 기업이 이 곳에 투자하겠느냐"며 "한마디로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대구텍은 전기설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영진은 대구텍의 투자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텍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세계적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IMC의 계열사로서 IMC가 지난 1998년 8월 당시 '대한중석(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을 인수했으며 연간 1억5천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구지역 수출실적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측은 현행 한전 규정상 1만㎾가 넘는 설비증설에 대한 비용을 수익자가 부담한다고 돼 있어 규정을 고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대구텍에 대해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대구에선 이같은 사례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향후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설비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불편사항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전기설비 증설과정에서의 비용부담을 기업에게 지우지 않는 규정을 마련해달라는 건의안을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7일엔 산업자원부를 직접 방문, 중앙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갖가지 걸림돌이 나타나면 향후 대구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릴 것"이라며 "이번 대구텍 문제는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꼭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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