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수렵장에 사냥을 나갔던 부부 엽사가 어머니의 60년 이산가족 한을 풀어줘 화제가 되고 있다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여동생이 살아있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랜 세월 행방불명됐던 여동생 권필례(75.경기도 평택시 서정리)씨를 만난 권창목(81)씨의 가슴벅찬 감격이다. 일본군의 정신대 차출을 피해 당시 13살의 여동생 필례씨를 단양 군수의 양딸로 보낸뒤 한국전쟁으로 소식이 끊어진지 60년 만이다.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에 살고 있는 필례씨의 딸(신덕순)과 사위(박광현)가 예천의 순환수렵장을 찾아와 머물던중 우연히 어머니 권씨가 자나깨나 입방아처럼 예기하던 '오래실'이란 고향마을과 이름이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소문하던중 외삼촌 권창목씨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주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기를 2~3시간 만에 딸과 사위는 외삼촌이 살고 있다는 예천군 상리면 두성리에서 어머니 권씨가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의 고향마을과 외삼촌을 찾아가 1차 가족상봉을 이루었다. 이어 동생 필례씨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한 권창목씨가 당일 경기도 평택에 살고 있는 여동생을 찾아가 60년만의 극적 가족 상봉이 이뤄지게 된 것.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을 찾은 권창목씨는"이런 일이 있을수 있느냐. 살아 생전에 못 볼줄 알았던 동생이 살아 돌아온 것이 생시인지 꿈인지 동생을 만난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2남2녀중 셋째인 창목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형제들과 헤어진 뒤 지난 1980년 이산가족찾기와 이산가족등록을 통해 가족들을 수소문했으나 큰형 인목씨는 이미 일본에서 고베지진때 사망한 뒤였고 누나 필연씨는 다행히 중국에서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신 연락을 했으나 수교전이라 얼굴도 못보다 결국 사망소식만 접해야 했다.
또한 생사를 알수 없는 막내 동생 필례씨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보았으나 6.25전쟁으로 북한군이 공무원가족을 숙청했다는 막연한 소문만 믿고 동생을 찾는 것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권창목씨의 아들 석진(40.예천군청)씨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고모가 살아 돌아와 아버지에게는 더 없는 행운"이라면서 "불행했던 시절을 살아온 아버지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다"며 기뻐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사진=60년 만에 상봉한 권창목(81)씨와 여동생 필례(75)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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