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 美우주탐사 계획 대전환

미국의 우주탐사 계획이 일대 전환기를 맞이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4일 우주인을 다시 달에 보내고 더 나아가 달을 중간

기지로 삼아 화성과 그 너머를 탐사할 것이며 이를 위해 새로운 유인 우주선을 개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미항공우주국(NASA) 본부에서 이같은 우주탐사 계획을 발표하면

서 "오늘 우리는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우리의 목표는 태양계 전역에 걸쳐 인류가

진출하는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제시했다.

미국의 우주 탐사계획은 지난 2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참사로 좌절을

겼었으나 최근 화성탐사 로봇을 화성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탄력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우주탐사 계획 발표는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의 우주계

획에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우주 계획은 기존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왕복선을 보내는

방식의 우주 탐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어 납세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ISS 계획은 비용에 비해 성과는 적고 탐사의 목표가 불명확하

기 때문에 공공의 주목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따라 이런 계획으로는 더 이

상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실 인식에서 부시 행정부는 달과 화성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유인 우

주선이 달에 착륙한 이후 가장 야심적인 이번 우주탐사 계획에는 막대한 재원이 투

입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을 우선 2005 회계연도에 새로운 우주계획의 착수금으로 8억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행정부는 의회에 향후 5년간 NASA의 예산을

매년 5%씩 증액해줄 것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우주 계획을 위해 기존의

ISS와 우주왕복선 계획은 폐지되고 여기서 절약되는 자금도 새로운 프로젝트로 전용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행정부의 우주계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시민단체

의 하나인 '정부낭비를 막는 시민모임(Citizens Against Government Waste)'은 미국

이 우주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 는 제의는 "너무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

했다.

공동자산보호기금(CADF)의 애덤 베어바흐 의장은 부시 대통령의 우주계획은 전

세계에 그릇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

다.

베어바흐는 미국의 일방적인 우주계획은 "지구는 미국이 정복하기에 너무 좁다"

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우주계획 발표의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존 F. 케네디 대

통령 당시 우주계획은 냉전 시대에 소련과 우주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대선의 예비선거 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나온 부시 대통

령의 이번 발표는 대선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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