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종격투기에 빠진 게임업체 사장 류지수(29)씨

온라인 게임 개발과 이종격투기 전사. 동시에 잡기에는 너무나 벅차 보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좇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

주인공은 게임 포털사이트 레몬볼(www.lemonball .com)을 통해 서비스 중인 '푸쉬베어'의 제작사인 (주)류엔터테인먼트(대구시 남구 대명동 디지털산업진흥원 302호) 류지수(29.柳志洙) 사장.

류씨는 25세때 컴퓨터 게임 개발사를 창업,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아동용 게임 등을 만들어 온 젊은 사업가. 12명의 종업원이 근무하는 류씨 회사는 지난해 5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주업인 류씨가 이종격투기에 입문한 것은 지난 2년 전. "고교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2002년 처음으로 아마추어를 위한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회에 한 번 나가볼 요량으로 '주짓수'라는 브라질 유술을 아무도 모르게 1년 정도 배웠지요".

지난해 6월 첫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격투사로서의 그의 '기본 소양'은 하지만 1년 만에 완성된 것은 아니다.

"프로권투 신인왕을 지낸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저에게 권투를 가르쳤습니다.

아버지가 주먹을 뻗고 제가 피하는 것이 아버지와 저와의 놀이였으니까요. 아버지가 복서로서 못다 이룬 것을 제가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 자신도 한때 복서가 되려 했었다.

"대학시절 권투도장에 다니면서 프로복서를 꿈꾸기도 했는데 성적이 신통찮아 접었습니다".

류씨는 최근에 스파링을 하다 허리와 목을 다치는 바람에 제대로 연습을 못하고 있지만 8강전에서 자신을 꺾고 우승한 선수와 재대결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밤 9시 퇴근 후 다음날 새벽까지 재활훈련에 공을 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종격투기에 심취해 있기 때문에 그가 개발한 게임도 자연히 화끈한 액션류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푸쉬베어는 블록 안에 숨은 공을 찾아내 상대 진영으로 던지거나 상대방을 맞추어 넘어뜨리면 이기는 게임으로 피구와 비슷하다.

귀엽게 생긴 아기 곰들이 등장한다.

"이종격투기와 푸쉬베어 둘 다 남들과 승부를 펼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는 류씨는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단다.

"격투기든 게임이든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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