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책-거세된 희망

질긴 빈곤의 굴레. 일을 갖지 못한 것도, 불성실하거나 무능한 것도 아니지만 죽어라 일해도 최소한의 생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 '신빈곤층'은 항상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한다.

'거세된 희망'(폴리 토인비 지음 개마고원 펴냄)은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모순을 밑바닥 삶의 눈높이로 파헤쳐본 책이다.

영국 '가디언'지의 칼럼리스트인 저자는 빌딩 청소원, 병원 잡역부, 빵공장 노동자, 텔레마케터 등 직접 저임금 노동자로 일하면서 체험한 빈곤의 현장을 고발한다.

또 빈곤층을 위해 내세운 복지정책이 얼마나 허점투성이인지, 빈곤층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저자는 비정규직의 급증과 노조의 결집력 약화가 노동자의 임금 저하를 가져오고 근로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한다.

영국 저임금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상과 우리 사회 빈곤층의 현실이 놀랍도록 닮은 셈. 저자는 "중요한 것은 노동자에게 최저생계비를 지급한다는 목표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적 결단을 내리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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