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장성동'칼국수방'

겨울이 끝나가는 계절이지만 몸은 여전히 움츠러든다. 요즘 같은 때 따끈따끈한 것이 절로 생각난다. 뜨거운 다시국물에 다양한 양념을 넣어 끓여 내는 쫄깃쫄깃한 칼국수와 수제비가 그중 최고다.

포항 장성동 갤러리 웨딩홀 뒤편에 위치한 '칼국수방'에 가면 이집 특유의 맛을 자랑하는 칼국수와 수제비를 먹을 수 있다.

몇 년 전 포항시내 중앙통에서 최고의 먹거리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무궁화백화점 옆 '칼국수방'이 자리를 옮겨왔다. 36년 동안 한결같이 푸짐한 양에 구수한 칼국수 맛을 냈던 칼국수방이 장성동에서 옛 맛을 재현해 내고 있다.

문을 연지 한 달 남짓 되었지만 옛 '칼국수방'의 단골손님들이 입소문을 듣고 용케 찾아온다. 미처 칼국수방의 별미를 몰랐던 사람들도 한번 맛을 본고 돌아간 뒤 식구들과 다시 찾는다. 나이 든 손님들은 상호를 보고 옛날 중앙동에 있었던 '칼국수방'이 아니냐며 묻기도 한다.

아들과 함께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김도영(66)씨는 여전히 천연 다시 육수와 손으로 밀어 만든 면을 고집한다.

한 젓가락씩 후루루 입에 넣는 쫄깃쫄깃한 면발의 맛은 색다르다. 반죽이 다르다는 것이 주인의 귀띔이다. 시원하고 감칠맛이 나는 천연 다시 역시 이곳의 노하우다.

손으로 직접 밀어서 만들어내는 것도 다르고 주문과 함께 바로 끓여내기 때문에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아삭아삭한 깍두기를 곁들여 먹는 것도 이 집만의 별미다. 칼국수의 량도 푸짐해 한 그릇에 2명이 먹어도 된다.

최근에는 죽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고 내려와 찾는 연인들과 30~40대 여성, 온천욕을 하고 찾아오는 가족들이 많다고 주인이 알려준다.

연인과 친구와 가족 모두가 저렴하고 푸짐한 서민 건강식인 칼국수 한 그릇을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풍경이 이채로운 곳이다. 리포터 김미로 ouran8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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