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범 내가 직접" 잇단 납치에 자구책

"이웃끼리 얼굴이라도 익혀 가족을 지킵시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ㄷ아파트는 최근 긴급 반상회를 열었다.

대구는 물론 전국 곳곳에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만큼 주민들끼리 얼굴을 익혀 낯선 사람의 출입을 사전에 예방하자며 반상회를 가진 것.

주민 박모(45.여)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사람만 마주쳐도 불안하다"며 "같은 동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익혀놓고 자녀들의 신상을 파악해 놓으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범죄에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녀자와 어린이 실종.납치 사건이 잇따르면서 범죄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자구책도 활발하다.

이웃 주민끼리 얼굴 익히기를 비롯, 경호업체에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이용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 ㅎ경호업체의 경우 하루 평균 5건도 안되던 경호 문의 전화가 최근 들어서는 하루 10여건 이상으로 늘었다.

이송정 경호담당실장은 "특히 초등학생을 둔 부모와 젊은 직장 여성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자녀 안전에 위협을 느낀 일부 부모들은 경호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인경비업체 회사인 ㅋ사는 경비 또는 경호 문의가 최근 한달새 100건 정도나 될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예전에도 흉악 범죄가 증가하면 경호업체로의 문의가 늘고는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담 전화가 많다"며 "업체로서는 즐거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이 사회가 불안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미아.실종 사건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선다.

대구경찰청은 미아.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순찰지구대와 112타격대를 현장에 출동시켜 초동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신고접수 24시간 내에 수사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를 개최하고 12일부터 일주일간 대구시내 모든 보호시설과 pc방 등을 상대로 일제 수색을 실시한다.

한편 지난 2000년 이후 대구에서 발생해 미제로 남은 미아 및 가출 사건 중 납치나 실종 등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은 모두 5건으로 파악됐다.

2000년 4월 달서구 진천동에서 발생한 4세 남아 실종을 비롯, 40대 가정주부 4명이 뚜렷한 이유 없이 현재까지도 실종된 상태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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