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미군 저유소 옮긴다더니

한창 개발중인 포항시 장성택지지구 주변에는 지난 90년대 중반 포항시 전체를 덮쳤던 화마를 운좋게도 피해 도심속 자연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국방부 소유의 주한 미군 저유소(16만평으로 추정) 부지이다.

70년대 원활한 기름 수송을 위해 포항항에서 경기 북부 의정부에 있는 주한미군 캠프까지 송유관을 설치했지만 이후 송유관의 노후와 도시의 개발로 인해 끊임없이 유출사고가 일어나 시민단체 등에서 강력히 철거를 제기해 왔다.

그러던 중 주한 미군을 위한 저유소 철거 주민위원회가 생겨 국방부에도 강력히 민의를 전달하고 각 언론매체에도 이 사실을 유포한 결과 2000년경 국방부가 우선 포항·대구공항간 시설을 모두 철거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3년이 지나고 마지막 시한인 2003년 12월이 지났음에도 국방부에서는 또다른 공문을 통해 외교통상부와 조율이 어렵다는 내용의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문서를 보내왔다.

그동안의 경과가 어찌됐든 시민들이 애용하는 체육공원이나 산책로가 보다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개발 여부를 관계 구청에 물어보니 국방부 땅이라 시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국방부와 일부 주민들과의 결과 뻔한 공방이다.

자치단체는 뒷짐이다.

주민들이 나서 재산권을 포함한 최소한의 권리를 찾아 애쓰고 있는 판국에 남의 일처럼 강건너 불 보듯 하는 행정당국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은주(포항시 장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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