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원자재값 상승...농자재값 '마구 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다 국제 원자재값 인상 여파로 국내 농자재와 농기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자재 업체와 농협, 농민 등에 따르면 농업용 파이프를 비롯해 필름, 종자, 비료값 등 대부분의 농자재 값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농업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요소비료에 대한 지원이 중단된 데 이어 국제 원자재값과 운임 상승 등으로 비닐 값이 지난해에 비해 23%나 인상돼 시설재배 농가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자재판매점에 따르면 하우스용 비닐로 사용되는 삼중필름이 ㎏당 2천790원에서 3천434원으로 23%나 올랐고, 못자리용 보온필름이 ㎏당 2천430원에서 2천760원으로, 장수필름은 ㎏당 2천494원에서 2천768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또 20㎏ 1포대당 6천200원이었던 요소비료가 이달 들어 7천50원으로 13.7% 올랐으며, 유안비료도 1포대(20㎏)당 2천400원에서 400원 올라 2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사용하는 파이프의 경우 국제 철강값이 20%나 오르면서 관련업계는 15% 이상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기계 가격도 들먹이고 있다.

농기계 제작사들은 올해 각종 농기계 값을 최소 5%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사료업체들도 국제 곡물가격과 운임비 인상을 들어 평균 10%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 경주시지부관계자는 "정부가 친환경농업을 내세우면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요소·유안비료에 대해 지금까지 지원해 온 보조금을 중단하는 탓에 농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앞으로도 일부 농자재 값은 계속 오를 것 같다"고 전망해 농업인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의성군지부 김원구 지부장도 "농자재값이 오르는 것은 국제 원자재값 인상이 주원인"이라며 "연합구매 등을 통해 농업인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