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이틀째 칩거중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
烈) 대표가 20일 오후 임태희(任太熙) 대표비서실장으로부터 2시간여 동안 당내분
수습방안에 대한 의견을 보고받았다.
임 실장은 사전에 수도권 초재선 모임인 '구당모임' 소속 의원을 비롯해 중진의
원 등 100여명의 동료의원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 '선(先) 퇴진 후(後) 수습'이라는
당내의 대세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타이에 재킷 차림인 최 대표는 '공천심사를 당초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는 임
실장의 보고에 "다행이다. 당이 마치 무정부 상태로 돼선 안된다. 당 3역을 중심으
로 당이 정위치해 차분히 총선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임 실장이 '여러 분위기로 봐서 (결단을) 빨리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결단을 촉구하자 "잘 알았다. 수고했다"고 말했을 뿐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피한 채 당의 안정만 거듭 강조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그러나 임 실장은 최 대표가 거취문제와 관련, "앞으로 어떻게 해야 당이 총선
을 제대로 잘 치를 수 있느냐 하는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가장 총선을 잘 치를
수 있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해 최 대표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최측근인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이 이날 오전까지 "최 대표의 충
정은 선대위를 구성해 권한을 이양하고 자신은 2선으로 후퇴해 당조직을 추스르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할 때 뉘앙스에 차이점이 느껴지기 때문이
다.
특히 홍 위원장의 발언으로 이날 오전부터 당내 분위기가 다시 격앙되면서 최
대표 사퇴론이 재확산됐다는 점도 최 대표의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을 것이란 추정에
무게를 실어준다.
최 대표가 당초 일정을 바꿔 귀경일을 21일 오후로 하루 늦춰 잡고 행선지를 다
시 옮긴 것도 그가 자신의 거취문제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임 실장은 "대표가 선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이며 나름
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결심이 서지 않았겠나 생각된다"며 "일요일(22일)쯤 (당사에)
나오시라 했더니 특별히 말씀은 없었지만 일요일에 나올 것 같다"고 말해 최 대표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임을 예고했다.
임 실장은 "대표에게 '(오늘 보고는) 대표비서실장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
막 직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날 만남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
한 뒤 "대표 비서실장으로서 관훈토론회 원고를 찢어버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원망스럽다"고 자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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