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가위손', '비틀쥬스', '배트맨'…. '성(城)에 살고 있는 가위 손을 한 외로운 남자를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그의 팬터지는 늘 동화책 속 삽화 같다.
예쁘기 보다는 음울하고 씁쓸하고 거친 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늘 따뜻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팀 버튼은 남들보다 눈이 하나 더 많아 보인다.
5일 개봉하는 '빅 피쉬'는 팀 버튼의 프리즘같은 영화다.
더 밝고 유쾌하고 감동적이다.
나의 허풍 뒤에는 이런 감동도 있다는 것을 역설하는 것처럼 들린다
'빅 피쉬'는 '뻥쟁이' 팀 버튼의 '뻥쟁이' 아버지 이야기다.
입만 열면 환상적인 이야기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아버지. "내가 왕년에 말이야~"로 시작하는 그의 허풍을 당해낼 사람이 없다
한국전에 참가해 샴쌍둥이 가수 자매를 구출하고, 늑대 인간 밑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거대한 물고기를 결혼반지를 이용해 잡고, 빙산을 가져왔는데 그 안에 코끼리가 있더라….
어릴 때는 그 이야기에 쏙 빠져든다.
그러나 크면서 아버지의 이야기는 심드렁한 허풍일 뿐. 가끔씩 집을 찾는 세일즈맨 아버지와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어느 날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주인공은 아내와 함께 고향마을을 찾는다.
'빅 피쉬'는 대니얼 윌러스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팀 버튼의 이야기와 무척 닮았다
"재미없는 진실보다는 환상적인 거짓을 택하겠다"는 영화 속 대사는 사실 감독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아들의 현실과 아버지의 환상을 오가면서 진행된다.
처음 멀어져 보이던 팬터지와 현실의 경계는 부자간의 정이 다시 살아나면서 점점 좁혀진다.
침대에서 꼼짝할 수 없는 아버지. 화해하고 싶지만, 아버지의 허풍은 여전하다.
어느 날 버려진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이야기 속의 물건들이 하나씩 발견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팀 버튼의 영화답게 하나같이 독특하고 기상천외하다
유리 눈을 가진 한 노파, 징그럽게 큰 거인, 비밀을 간직한 서커스 단장…. 그들을 통해 가슴 찡한 가족애를 전해준다.
거짓과 진실이 섞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어릴 적 순수함에 다시 젖게한다.
'빅 피쉬'는 아버지의 허풍 속에 등장하는 큰 물고기. 큰 도시를 떠도는 아버지의 초상이기도 하다.
젊은 아버지는 이완 맥그리거가, 현재 아버지는 앨버트 피니가 맡았다.
어머니 제시카 랭을 비롯해 스티브 부세미, 데니 드 비토,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나온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5분.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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