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부터 피어스 브로즈넌에 이르기까지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다섯명의 미남 배우들은 보기엔 멋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첩
보원으로 활동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7일 보도한 영국 국내정보국 MI5의 선발기준에 따
르면 이들은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이기에는 너무 키가 크다는 것.
최근 신입 요원 공모광고를 낸 MI5는 신체 조건으로 "배경에 녹아들 수 있을 정
도의 체격과 용모, 남자 178㎝ 미만, 여자 170㎝ 미만의 키"를 요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정예 MI6 요원인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던 숀 코너리의 키는 183
㎝, 조지 레이즌비는 185㎝, 로저 무어는 180㎝, 티모시 돌턴은 185㎝, 피어스 브로
즈넌은 180㎝이며 현실 속 MI5의 여성 총수인 엘리자 매닝엄 불러 국장은 170㎝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보 부서에 키 큰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현장
에 삐쭉하게 두드러지는 첩보원을 내보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키가 크거나 작
다고 정보업무에서 배제되지는 않겠지만 현장 요원으로 발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키 180㎝인 MI5의 한 직원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많은
최고급 요원들이 180㎝가 넘는 키를 가졌다"고 반발했다.
현재 2천100명의 요원을 보유하고 있는 MI5는 앞으로 5년에 걸쳐 1천명의 요원
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MI6는 아직 요원 선발 요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MI5가 신입요원 공고를 낸 지 일주일 만에 약 3천명의
첩보원 지망자들이 쇄도해 MI5 인사담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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