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손자랑 같은날 신입생 됐어요"

"외손자랑 같은 날 신입생이 됐어요".

영남대 대학원 석사과정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김숙이(金淑伊.56.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이번 새학기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외손자와 함께 새내기가 됐다.

신세대 할머니를 차처하는 김씨의 전공분야는 10대나 20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사이버문학.

2001년 개설 이후 현재까지 방문자 수가 10만명이 넘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직접 관리하며, 두 개의 인터넷카페까지 운영할 만큼 인터넷실력도 상당한 김씨는 "인터넷과 문학을 잘 접목시키면 문학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과 지성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구대(영남대 전신) 국어국문학과 66학번으로 당시 학보사 기자로도 활동했던 김씨는 68년 같은 학보사 기자였던 현재의 남편(강정행.63.건축사)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전업주부의 길을 택했다가 30여년만에 문학도의 꿈을 다시 펴게 된 것.

"자녀 셋을 키워 3년전 막내딸까지 결혼시키고 나니 밀려드는 공허함을 감당하기가 힘들어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2002년도에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대구문인협회 회원이며 한국시사랑문인협회 고문으로 활발한 시작(詩作)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구어린이회관에서 열린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연주회'에서 '초혼'이라는 추모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문학을 하면서 부질없는 욕심도 버리게 됐고 인생을 관조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는 김씨는 '해는 뭍에서도 꿈을 꾼다'라는 첫 자작시집 출판을 앞두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