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두 야당은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강행한 뒤 이르면 10일 본회의 표결을 시도키로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탄핵소추안 의결을 물리력을 동원,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여야간 탄핵안 처리를 놓고 격렬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와 민주당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8일 낮
시내 한 호텔에서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4당 총무회담에서 노 대통령
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9일 발의할 뜻을 밝혔고,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
泰) 원내대표는 물리력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총무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아침에 낼 지,
오후에 낼 지 모르겠지만 내일 중으로 (탄핵소추안을) 접수시킬 것"이라며 "(발의에
필요한) 인원은 오버돼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 탄핵안의 경우 본회의에 보고후 24시간후 72시간 내에 표결토
로 돼있는 것과 관련, "탄핵안을 처리하려면 하루 이틀 더 늘릴 수 있지만, 별로 중
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내일 접수해 24시간 지난뒤 모레 본회의를 열어서 (표결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주말에 (양당) 실무팀이 만나서 탄핵안을 마련했
고, 시간을 끌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총무회담에서 내가 김근태 원내대표에게 '
내일 발의하고 모레 표결하자고 하면 담담하게 처리하자'고 제안하자, 김 원내대표
가 물리력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해서 박 의장에게 경호권 발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총무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만약 발의할 경우 명시적으로
탈당을 선언한 의원을 제외하고 전 의원을 발의자 명단에 넣겠다"면서 발의 강행 방
침을 재확인했다.
유 원내대표와 홍 총무는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끝난뒤 다시 접촉을 갖고 9일 탄
핵안 발의를 위한 조율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완강하게 탄핵발의 반대 입장을 밝힐 경우, 9
일 발의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여야는 이날 총무회담에서 선거법 등 정치개혁법안은 9일 본회의에서 처리
키로 잠정 합의했으며, 본회의 직전 총무회담을 열어 재차 논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홍 총무는 "그동안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내일 모두 처리하기로 했
다"며 "선거법 등은 정개특위에서 넘어온 안을 처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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