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공천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개혁 공천'이란 잣대로 이뤄진 당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운영위원회가 제동을 거는 사태가 빚어졌다.
운영위원회는 당 최고 의결기구이면서도 지금껏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왔다는 점에서 일종의 파격이라는 지적이다.
◇대구 수성을, 경북 영주=운영위는 이날 218개 지역 공천안(案)을 심의한 뒤 10개 지역을 재심의키로 결정했다.
10개 지역에는 현역 의원 탈락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과 경북 영주가 포함됐다.
수성을의 경우 일부 운영위원들이 "보수 정당이라면서 어떻게 군인 출신이 1명도 없느냐"는 지적이 제기돼 운영위원간 표결까지 거친 뒤 재심이 결정됐다.
표결 결과, 박세환(朴世煥) 의원에 대한 동정여론 탓인지 12표(25대 13)차로 재심이 받아들여졌다.
박 의원에 대한 비례대표 배려설이 나돌았다
마찬가지로 영주도 동향의 홍사덕(洪思德) 총무가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표결이 이뤄졌으며 공천 탈락자인 박시균(朴是均) 의원이 23표(29대 6)차로 일단 구제됐다.
◇대구 수성갑, 경북 경주=수성갑과 경주도 일부 운영위원이 문제를 제기, 표결이 이뤄졌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공천을 받은 수성갑은 낙하산 공천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경주는 두 현역 의원(김일윤.임진출)의 탈락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표결이 이뤄졌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경주는 표결결과 21대 19표로 나올 정도로 운영위원간 입장차가 팽팽했다.
◇기타지역=△공천심사위원이 공천을 받은 대구 달서병(김석준)과 △기존 공천 신청자들의 경선 요구를 묵살하면서까지 낙하선 공천을 한 대구 중.남구(곽성문), △허주(김윤환 전 의원)에 대한 배려차원의 기획공천 의혹이 제기된 구미을(金泰煥), △군위.의성.청송(金在原) 등에서도 재심 요구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향후 전망=운영위는 재심 지역에 대해 경선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최병렬 대표도 경선을 부탁했다.
그러나 김문수 위원장은 운영위의 결정에 반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김 위원장은 "구제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운영위원이거나 운영위원과 친한 사람들"이라며 "9일 공천심사위를 열어 재심사 이유를 파악한 뒤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비난했다.
현재로선 공천심사위가 운영위 결정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대신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진 일부 지역 공천탈락 현역 의원에게 비례대표 후순위 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천 탈락자들의 불만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구미을 탈락자인 김연호(金然浩) 변호사는 이날 한나라당을 상대로 공천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공천심사 관련 서류의 증거보전 신청을 냈다.
또 김문수 위원장과 홍준표 공천심사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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