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귀병 김민혜양-"대학 입학식날 엄마, 고통만 드려 죄송해요"

"엄마, 아빠 죄송해요. 입학식날 함께 꼭 안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또 다시 고통을 드려 죄송해요".

대학 입학을 앞두고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서 윌슨병이라는 희귀병 판정을 받고 투병중인 김민혜(19.사진)양은 자신을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 아빠가 겪을 고통을 오히려 걱정했다.

김 양은 지난달 27일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후 구리성분이 축적돼 간이 굳어지고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희귀병인 윌슨병 판정을 받고 구미와 대구지역 병원을 거쳐 현재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다.

김양은 구미정보여고 학창시절 활발한 성격으로 항상 친구들에게 인기가 대단했으며 학생회장 등 각종 학내 활동에도 열심이어서 몸속에 이같은 무서운 병마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이 때문에 하루빨리 간을 이식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병원소식에 김양의 친구들은 "어제까지 함께 어울려 놀았다"며 "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워 사업가가 되겠다는 민혜의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며 울먹였다.

다행히 아버지 김청규(46.일선교통 근무)씨의 간 조직검사 결과 김양에게 이식해 줄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우선 예치해야 하는 1억원의 수술비 마련에 온 가족들이 청천벽력 같은 절망감에 싸여 있다.

김씨는 "병원에서는 오늘도 하루빨리 1억원을 예치하라고만 한다"며 "고등학교 시절 장학금을 받으면서까지 어려운 가정형편을 걱정해오던 민혜가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1억원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굳어가는 간을 숨가쁘게 견디면서도 자신보다 더 힘든 고통을 견딜 엄마, 아빠를 위해 눈물을 애써 감추고 오히려 손을 꼭 잡아주는 민혜의 따스한 손길에 아버지 김청규씨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입학식날 그동안 기르시느라 고생하신 엄마, 아빠를 부둥켜 안고 싶었다"는 김양은 지금 세상의 온정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

경영학도의 꿈을, 여성사업가의 꿈을, 엄마.아빠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 희미해져 가는 의식을 붙잡고 있다.

농협:777-02-139592 예금주 김청규(011-505-0436), 매일신문사 중부지역본부(054-453-3333)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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