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역에서 12일 800만여명의 시민들이 마드리드 연쇄폭탄 테러에 항의하
는 가두시위에 참여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시위에는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 800만명 이상이 참가, 지난해 2월 스
페인 정부의 미국의 이라크전쟁 지지반대 시위를 능가한 사상 최대 규모였다고 경
찰은 전했다.
수도인 마드리드에만 23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 나와 이들이 받쳐든 우산이
수 ㎞에 이를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북부도시 바르셀로나에도 120만명이 모
여 테러행위를 규탄했다.
동남부 도시 발렌시아에도 100만명 이상이 집결했고 세빌에는 7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마드리드에 운집한 군중들은 "단합된 국민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폭탄 테러에 분노를 표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마드리드의 시위에는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
탈리아 총리,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유럽의 고위 인사들도 다
수 참여했다.
스페인 왕가도 전통을 깨고 펠리페 왕자와 엘레나, 크리스티나 공주 등이 시위
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테러에 대한 만인의 분노에 공감을 표시했다.
시민들은 그러나 오는 14일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재선을 노리는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등장하자 야유와 박수를 동시에 보냈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이 함께 나온 것은 이번 폭탄테러의 배후가 바스크 분리주의
자 단체인 ETA인지, 아니면 알-카에다와 관련된 회교 단체인지를 두고 혼란이 지속
되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급진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지난 11일 밤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
을 주장하는 e-메일을 아랍어 일간지 알-쿠드스 알-아라비에 보냈으나 스페인 정부
는 현재 ETA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ETA는 이날 시위가 시작되기 직전 바스크 지역의 신문.방송과 인터뷰에
서 이번 테러에 대한 어떠한 연관성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11일 오전 7시40분부터 마드리드 기차역에서 폭탄 10발이 15분동안 4개의
열차에서 연쇄적으로 폭발한 폭탄테러로 출근길의 통근자 등 199명이 숨지고 1천400
여명이 부상했다.
한편 앙헬 아체베스 스페인 내무장관은 이번 테러공격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
정되는 폭탄 한발을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수해 조사한 결과 테러배후 조사의 새
로운 실마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폭탄은 경찰서에 보관중이던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배낭에서 나온 것으로
이 배낭에는 폭탄 10㎏과 시간조절 장치, 리모컨으로 폭탄이 터지도록 조절할 수 있
는 휴대전화 등이 들어 있었다.
이와 관련, 카데나 세르 라디오 방송은 이 폭탄은 스페인에서 제작된 '스페셜 C'
의 플라스틱 폭탄으로 통상적으로 ETA가 사용하는 종류가 아니라고 반테러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마드리드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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