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항에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다 체
포됐던 프리랜서 사진작가 석재현(34.경일대 강사.대구 수성구)씨가 억류 1년 2개
월만인 19일 산둥성 웨이팡 교도소에서 풀려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석씨는 이날 석방소식을 듣고 18일 현지로 건너간 부인 강혜원(38.대구대 실내
디자인 강사)씨와 함께 KE842편으로 산둥성 칭다오(靑島) 공항을 출발, 오후 5시29
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민머리에 모자를 쓰고 야윈 모습의 석씨는 "너무나 애절하게 기다렸던 시간이라
어떻게 말해야 모르겠다"면서도 "아내를 포함한 주변 분들의 격려와 도움이 수감생
활 중 큰 힘이 됐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석씨는 또 "오늘 오전 10시께 석방 직전에야 석방되는 사실을 알았다"며 "경험
을 살려 앞으로도 탈북자 지원에 계속 나서겠다"고 말했다.
석씨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 "한국과 중국 정부가 굉장히 조심스런 입장을 가지
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 뿐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탈북자 구명을 위해)
더 적극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씨는 이어 "교도소에서 한국정부가 구명에 소극적이라는 말을 가끔 간접적으
로 들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며 "중국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지원 활동가 10여명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일반인 입국 심사대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온 석씨 부부는 동료들이 환영회를 준
비하고 있던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편도나무로 향했다.
석씨가 차에서 내리자 동료들은 박수로 그를 맞았고 석씨는 이들과 얼싸안고 눈
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석씨는 이 자리에서 "최근에야 나를 돕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냈
다"며 "그러지 못했으면 지난 겨울을 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환영회에는 한정식 중앙대 교수 등 40여명의 석씨 동료이 자리를 함께 했
으며, 석씨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던 뉴욕타임즈의 제임스 브룩 도쿄지국 특파원
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석씨 부부는 서울 조선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내일 오후 항공편으로 대구로
내려갈 예정이다.
석씨는 지난해 5월 옌타이 중급법원에서 '불법 월경(越境) 조직죄'가 적용돼 징
역 2년에 벌금 5천위앤(한화 약 75만원)을 선고받은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산둥성
고급법원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아 산둥성 웨이팡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최근 한국 외교당국의 석방노력과 형량의 절반을 채웠고 모
범적인 수형생활을 해온 점 등을 들어 석씨를 이날 가석방, 강제추방 형식으로 석씨
의 한국행을 허용했다.(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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