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산업 공동화와 청년실업

요즈음 대학가에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새로운 추세가 하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조류독감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 이상으로 학생들 사이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를 나타내는 것이 졸업 전 휴학이다.

대학에 따라 휴학률은 다를 수 있으나 심한 경우, 재적학생의 50%를 상회하는 학생이 휴학을 하고 있다.

휴학과 함께 연결되는 것은 바로 해외 어학연수이다.

학생들에게 왜 휴학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서 휴학한다고 말한다.

왜 어학연수를 가느냐고 물어보지는 않아도,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졸업을 해도 취직에 대한 희망이 없고, 남들과 경쟁해서 내세울 만한 차별 우위적 무기(능력)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청년 실업률(15~29세 기준)이 2004년 2월 현재 9.1%에 달하고 있다.

현재 청년 실업자의 수(15~29세 기준)는 46만 명으로 추계되고 있으며, 15세 이상 실업자 90만 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광역시의 실업률은 광주광역시에 이어 전국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청년 실업률 하나만으로도 우리 시민의 고통지수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왜 이런 실업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원인은 간단하다.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도 장기적인 침체의 수렁에서 빠져 나온 듯하고, 동방의 꺼지지 않는 등불은 횃불정책에 힘입은 중국경제이다.

지금부터 향후 10년간 두 자리 경제 성장률은 어려움 없이 달성하리라는 예측이 되고 있다.

거대한 횃불아래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해서 그런지 중국경제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 한국과 세계의 제조 공장을 빨아들이고 있다.

즉 제조업의 해외이전에 따른 산업공동화 (Hollowing out)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산업공동화는 미국은 이미 1960년대에, 일본은 1980년대에 이런 현상을 경험하였고, 한국은 이보다 20년 늦은 2000년대에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GATT체제에서 WTO체제로 바뀜에 따라 세계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날개를 달았다.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산업은 "다사마사"(DASAMASA)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즉 "어디서나 가능한 곳에서 개발하며, 어디서나 가능한 곳에서 판매하며, 어디서나 가능한 곳에서 제조하며, 어디서나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방식인 것이다.

세계화와 산업공동화 문제는 양면의 칼날을 지닌 현대 산업사회의 필연적 과제이다.

산업공동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대기업조차 세계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산업, 소재개발 산업과 디자인 산업 등의 분야에서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해외로 이전되어 세계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때 한국경제의 앞날이 밝지 못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마케팅능력, 첨단설계 및 디자인과 핵심부품개발 능력을 통하여 해외의 생산기지를 통제하고, 고부가가치를 국내에서 실현시키는 전략적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장기적 대안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로,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여야가 당리당략으로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저마다의 소질대로 육성 개발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시스템이 개혁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공계 출신의 교육을 강화함과 아울러, 이공계통 출신자를 경영자로 육성하는 새로운 경영학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함양되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되는 노동인구가 줄어져야 하는 것이다.

즉 사회교육,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그 가능성을 사회가 제공해 주어야 한다.

넷째로, 창업과 벤처기업은 지속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특히 산업 공동화의 괴리를 메워 줄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지원은 국가적 과제로 지원되고 노력이 배증 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의식이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흑백논리의 자폐적 폐쇄성을 탈피하고,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상생의 사회로 나아갈 때에 2만불 소득의 국민적 소망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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