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치라이트-"노래가 세상을 바꿉니다"

"경호군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어 열심히 노래불렀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경주보문단지내 호반광장. 광장 끝에서 공연을 하는 한 보컬그룹의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화창한 봄날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상춘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포항의 자선공연단체인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우경호(10.남대구초교 3년)군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마련한 음악회. 회장인 권성호(36.포항 송도동사무소 사회복지사)씨는 "지난 2월 갑자기 쓰러진 경호를 병원으로 옮겨 진단을 받아보니 '급성임파선 백혈병'이었다"며 "현재 영남대병원에서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공연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조그만 생필품 가게를 운영하는 경호군의 부모 역시 계속되는 불경기 탓에 언제 가게 문을 닫을 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병원에서 말하는 3년간 치료비 1억3천만원을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상황.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회원 9명이 이날 하루 열심히 노래를 불러 모은 돈은 113만원. 회원들은 이 성금을 이튿날 경호군 부모에게 전달하고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지난 2002년 10월 뜻을 함께하는 포항지역 직장인 9명이 '아름다운 노래로 세상을 바꾸어보자'는 뜻을 갖고 발족한 자선공연단체. 지금까지 총 36차례 자선공연을 통해 모은 2천400여만원을 희귀.난치병 어린이 5명의 치료비로 지원했다.

회원들은 "노래할 때마다 주위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바로 든든한 후원자"라며 "부모님 손을 잡고 모금에 동참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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