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표 안내물 전달안돼 유권자들 '진땀'

"투표하기 힘드네요...".

17대 총선을 앞두고 각 가정으로 발송된 투표 안내문 상당수가 전달 과정에서 분실된데다 안내문에 기재된 동명도 주민들이 실제 사용하는 법정동이 아닌 행정동으로만 기재되는 등 부실, 투표에 나선 유권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장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권자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15일 오전9시 대구 남구 대명10동 제1투표소인 대명10동 사무소에서는 김모(76)씨 등 60, 70대 노인 6, 7명이 투표장소와 등재 번호 등이 실린 투표안내문을 받지 못했다며 잇따라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씨 등은 "어제 하루종일 기다려도 안내문이 오지 않아 이웃집 사람한테 물어서 투표장을 찾아왔다"며 "안내문이 없는 탓에 등재번호도 몰라 일일이 이름을 확인하고 투표를 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남구뿐 아니라 동구 불로동과 지저동을 비롯, 북구와 서구, 수성구 등 대구 전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으며 15일 하루동안 투표장에서의 혼란은 계속됐다.

행정동으로만 기재된 안내문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중구와 동구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평소 사용하는 동네명은 법정동이지만 안내문에는 행정동만 간단하게 기재돼 주민들이 동네명을 보고는 투표소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구 동산동에 사는 김모(35)씨는 "안내문에 성내 2동으로만 나와 있는데 성내 2동에는 동산동 등 법정동이 30여개나 된다"며 "퇴근후 안내문을 받아보고 당황스러워 선관위에 전화를 했으나 자신들도 행정동 밖에 모르며 구청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고 열을 올렸다.

또 미숙한 투표장 안내로 인한 항의가 잇따랐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수성구 수성1가동 제 1투표소에서는 투표질서 유지를 위해 단지별로 줄을 서서 투표장에 입장하도록 했으나 정작 단지별 줄이 어딘 지는 안내가 없어 혼란이 빚어졌으며 범어1동 투표소에서는 통.반을 매직으로 날려쓴 안내문을 투표장에 붙여놓아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노인들의 항의 소동이 일기도 했다.

또 정평초교에 두 곳의 투표소가 설치된 경산시 서부동 제10, 13투표소에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잘못 알고 줄을 서 기다리다 뒤늦게 이를 알고 투표소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달성군 경우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화원읍 천내.구라.본리리 등 일부 지역의 투표소가 변경되면서 투표소를 제대로 알지 못한 주민들이 선관위와 군청 등에 문의 및 항의전화가 쇄도해 군청 측이 오전9시부터 마을방송 등을 통해 변경된 투표소 안내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와 대구시관계자는 "선거안내문 분실은 동사무소에서 발송한 안내문을 각 가정에서 잃어버렸거나 주소지를 옮긴 경우가 많은 탓에 일어난 것 같다"며 "투표장에 가면 선거명부가 있는 만큼 투표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우.이호준.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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