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ellbeing Well-Eating-(4)블랙푸드(Black Food)

'블랙 푸드(Black Food.검은색 식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검은콩 우유, 검은깨 두유, 검은콩 간장.된장 등 식감(食感)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금기시되던 검은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검은콩, 검은쌀을 섞어 밥을 짓는 주부들이 적잖다.

요즘 '블랙 푸드 건강법'이 뜨고 있지만 옛날부터 검은색 음식은 건강식으로 애용되어 왔다.

특히 장희빈과의 사랑으로 유명한 조선 숙종은 건강을 위해 검은콩, 검은깨, 흑염소 등 검은색 음식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오골계의 속을 비우고 그 안에 흑염소 고기, 검은콩, 검은깨를 넣어 푹 끓여 고기는 물론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게 숙종이 검은색 음식을 챙겨 먹은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신정식 한의원 원장은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음식의 다섯가지 색상을 인체의 다섯 장기와 연관시켜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중시해 왔는데 특히 검은색은 신장(콩팥)의 기운을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성장.발육.생식을 관장하는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찰음식 다이어트'(중앙 M&B)를 펴낸 대안 스님은 "사찰에서 자주 쓰이는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은 '블랙 푸드 삼총사'로 불릴 정도로 좋은 건강 식재료로 검은색 곡류는 안토시아닌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신장 기능을 돕는다"고 강조한다.

검은색 식품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

항산화 작용이 원활하면 인체의 세포는 망가지지 않고 적혈구에도 탄력이 생겨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산화작용은 빨리 늙고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의미이므로 항산화작용을 하는 식품이 몸에 좋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검은 색소에 든 안토시아닌, 카로틴, 후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을 장기간 복용하면 항암효과까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검은색 식품은 흡착력도 우수해 내장의 작용을 좋게 하고 과산화지질이 된 것을 빨리 몸밖으로 내보내 동맥경화나 비만이 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대표적인 블랙 푸드인 검은콩은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리듯이 비타민.미네랄 등이 풍부한 건강식. 콜레스테롤을 분해해 혈액을 맑게 해주는 사포닌, 혈관을 강화시켜 주는 후라보노이드, 신장의 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비타민 B1.B2 등이 들어있다.

노화가 진행되는 중년에 필요한 안토시아닌 성분도 풍부하다.

한방에서는 검은콩을 신장을 보충하는 식품으로 권한다.

대안 스님은 "검은콩을 가루로 만들어 고소한 맛을 첨가하는 양념으로 쓰면 훌륭한 천연조미료가 된다"며 "들깨 가루가 들어가는 찜요리, 국을 끓일 때 단백질이 부족한 음식에 첨가제로 넣으면 좋다"고 했다.

현미의 겨 부분에 검은 색소가 포함된 검은쌀은 흰쌀에 비해 비타민.미네랄 함유량이 많고 비타민 B1.B2, 나이아신, 비타민 E, 철, 칼슘 등이 풍부하다.

고전 한의서인 '본초강목'에는 검은쌀이 위장.간장.비장.신장 등 내장의 활동을 원활하도록 해 피를 돌게 하고 정력 증강 등의 약효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검은쌀은 밥에 섞어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떡이나 미숫가루 등에 넣어 영양분을 보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로부터 약용으로 널리 쓰인 검은깨는 노화 방지 성분과 필수아미노산 등 단백질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식품이다.

철분이 많아 빈혈 해소에 도움이 된다.

검은깨의 식물성 칼슘과 비타민 E는 피부 미용에도 좋다.

균형있게 칼슘과 인을 섭취하면 뼈를 튼튼히 해 골다공증을 억제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검은깨는 다식.강정.경단 등에 활용하고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나 새우 튀김을 할 때 튀김옷에 검은깨를 넣거나 빵가루 대신 검은깨를 쓰면 모양을 살리는 것은 물론 맛과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검은색 식품이 열에 약해 날 것으로 먹어야 좋은 것이 있는가 하면 날로 먹으면 독성을 보여 익혀 먹는 것이 좋은 식품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실생활에 밀접한 음식들이므로 크게 주의할 것은 없고 다른 음식도 골고루 먹으면서 영양 성분이 우수한 검은색 식품에 비중을 둔다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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