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답변하기가 정말 궁합니다".
21일 열린 대구시의회 제130회 임시회에서 조해녕 대구시장이 최근 발생한 건축직 공무원 비리와 관련,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건축직 7급 공무원이 지난해 주상복합건물의 건축허가와 관련,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됐는데 의원들이 이를 강도높게 질타하며 집행부 공격에 나섰던 것.
답변에 나선 조 시장은 "재작년 대구시의 청렴도 지수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4위이던 것이 지난해는 8위, 특히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는 2위를 차지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개인적 비리 성향이 짙어 사전 적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조시장은 또 재발방지를 위해 앞으로 지휘책임을 묻고 밀착 감찰 활동을 강화하며, 문제있는 공무원에 대한 특별관리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등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조시장은 다시 죄송하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정말 답변하기 궁합니다"고 했다.
그러나 손명숙 의원 등이 보충 질문에 나서 한 시의원이 작년에 '공직자 사회의 구조적 비리' 관련 발언을 한데 대해 공무원들이 의회에 집단 항의방문한 일을 거론, 이들에 대한 징계까지 요구하면서 조시장을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조시장은 "일부 공무원들의 항의방문에 대해 충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다시 죄송함을 연발했다.
또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말을 맺었다.
조 시장은 의회를 나선 뒤 답답한 듯 야외휴게실에서 끊었던 담배까지 피우며 "시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이 '죄송하다'고 말한 것 같다"고 연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그러면서 조 시장은 공직사회에 만연한 '온정주의'를 경계했다.
시의원들이 대구시를 질타하는 계기가 된 비리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있음을 주위에서 알면서도 '온정'으로 봐준 것이 오늘의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조 시장의 죄송함이 이번 일로 끝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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