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나는 가게, 품질과 미소까지 팝니다".
총각네 야채가게로 널리 알려진 '자연의 모든 것' 본점(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오면 물건을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다 즐겁고 행복하다.
십여명이 넘는 총각(?) 직원들이 싱글벙글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고, 이곳을 찾는 주부들도 "어느 시장에서 이만큼 즐겁게 품질좋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겠느냐"며 총각네 야채가게 단골임을 자랑한다.
'자연의 모든 것'의 본점 매장은 18평 남짓. 하루 평균 구매고객은 2천명이 넘어, 왠만한 대형매장을 능가한다.
이는 상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과 작은 것 까지 놓치지 않는 세심한 서비스 덕분이다.
사장 이영석(36)씨는 새벽 3시부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최상급의 상품을 고르되 재고가 남지 않을 만큼만 구입, 당일 전량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수산물 코너에도 냉동고가 없다.
두부 한모도 귀퉁이가 깨지면 바꿔준다.
철저한 상품 관리로 고객의 믿음에 보답한다는 원칙이 깔려있다.
직원 관리는 여느 중소기업 못지 않게 체계적이다.
별로 크지 않지만 20여명 종업원들은 구매팀, 매장팀, 물류관리팀, 마케팅전략팀 등으로 나눠져 각자 전문 업무를 담당한다.
구매팀은 새벽 2시30분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나가 최상급 상품을 구매하고 오전 6시에 모여 개점시간인 10시까지 진열을 마친다.
물류관리팀은 고객이 구입한 물품을 집까지 배달해주고, 디자인팀은 직원 이름표와 유니폼을 수시로 새롭게 교체하여 신선함을 잃지 않게 한다.
그러나 이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신바람을 내며 능동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을 대하는 것. 수박 한조각을 팔더라도 '꿀맛같은 수박 맛보세요'를 외치고, '오늘 아침 들어온 싱싱한 버섯, 아드님이 좋아하실테니 한번 볶아드셔보세요'라며 권한다.
직원끼리 호흡도 척척 맞아, 한쪽에선 '어머니, 떨이예요 떨이'라며 외치고 계산하는 직원은 가격을 랩처럼 큰소리로 읊어댄다.
하지만 매장 안은 전혀 소란스럽지 않고 생동감이 넘쳐난다.
고객도 친근하게 '어머니'라고 부른다.
직원들이 장사치로 떨어지지 않도록 일정 경력이 쌓이면 해외 연수 기회까지 주는 파격대우도 해주고 있다.
최근에도 한 직원이 20일간 유럽 7개국 선진 유통을 벤치마킹하고 돌아왔다.
'자연의 모든 것'은 '총각네 야채가게'란 별칭처럼 직원을 '28세 미만 미혼남자'란 조건을 붙여서 모집한다.
이렇게 모인 총각 직원들은 신선한(?) 총각 이미지를 상품 판매에 적극 활용한다.
'이보다 더 실한 총각 못보셨다면 알타리 무 잡으세요', '깻잎이 사랑한 그녀 깨순이를 아시나요', '사람되려고 여수총각 매일 먹습니다' 등의 재미난 글귀가 새겨져 있다.
과일과 채소, 수산물과 건어물을 다루는 총각네 야채가게는 전국적인 명성을 타고 이미 7개 분점을 냈고, 전국에서 벤치마킹족들이 몰려든다.
올 하반기에는 '총각네 야채 가게' 체인 사업도 시작된다.
"신바람을 잃은 재래시장도 확실한 품질과 마케팅 전략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 사장은 "고객 눈높이에 맞춰 열심히 일하고 최상의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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