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오면 파장' 이젠 옛말

27일 안동 장날. 봄비치곤 꽤나 많은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평소 같으면 장날에 비가 오면 아침부터 파장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는데 이날만큼은 오후 늦도록 시장이 잔칫집 마냥 붐볐다.

이날 중앙시장에서는 2002년 11월 착공했던 현대화사업 준공식이 열렸는데 상인들과 시민 등 무려 1천여명이 행사장에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중앙시장에서 30여년간 장사를 했는데 오늘처럼 즐겁기는 처음입니다". 원성식당을 하는 정순규(70)씨는 "업소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떡과 고기, 과일, 술 등을 장만해 장꾼들과 나눠 먹으며 자축했다"고 했다.

경북떡집 이용집(56)씨는 "그동안 중앙시장은 장옥이 낡아 비오는 날이면 장사는 거의 공치기 일쑤였다"고 회상하며, "이젠 비가림 시설은 물론 타일 바닥과 최신식 화장실, 대낮처럼 밝은 전기조명, 음식점 조리냄새 제거시설 등이 완벽히 갖춰져 쾌적한 환경에서 시장을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흥일식당 정영숙(51)씨는 "지난 20여년 동안 재래시장은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었는데, 이렇게 현대식 시설로 새롭게 단장하고보니 이제 새로운 힘이 솟구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앙시장은 이날 농악대의 흥겨운 가락 속에 시장안 철물점이며 유기점, 이발관, 술집, 식당, 미장원, 농약사, 세탁소, 기름집, 떡집, 옷가게 주인 가릴것 없이 모두들 들떠 있었다.

상인들은 "이제부터는 안동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재래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며 "좋은 상품을 마련하고 더욱 친절히 대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휘동 안동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시의원들도 한자리에 모여 중앙시장 번영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상인들에게 금일봉을 전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