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에 풍물공연이 시작되는 가운데 마음먹고 자리잡은 할머니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분주히 음식을 차려내는 예천군 생활개선회 회원들.
쑥스러움이 많아 사람들 앞에 서기도 힘들다던 농업기술센터 여직원도 연신 허리를 굽혀가며 이 할머니, 저 할머니의 말문을 트게 하느라 바빴다.
"딸, 며느리, 손부, 손녀같은 이들의 호의에 오랜만에 사람 사는데 온 것 같다" 는 이순악(91.예천군 보문면) 할머니는 회원들이 차려준 푸짐한 잔치상과 카네이션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지난 4일 예천 진호국제양궁장 문화체육센터 강당에서 마련된 홀몸노인 정나누기 행사는 이렇듯 120여명의 홀몸노인과 회원들이 효와 정으로 아우르는 잔치마당이 돼 가정의 달 5월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회원들은 할머니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청려장 지팡이를 선물하고 고운 한복 차림으로 "딸같이 여겨 기쁘게 받아주세요"라고 큰절을 올려 주위를 감동케 했다.
여흥 시간에 회원들이 펼쳐보인 풍물놀이, 장구춤 등은 이날 행사를 위해 3개월 동안 농업기술센터 순회교육장을 찾아서 배운 것으로 주민들도 그 정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장을 찾은 김수남 예천군수는 "오늘 같은 노인 공경의 미행이 1년 내내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평상시에도 회원들이 주위 어른들을 찾고 보살피는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자(54)예천군 생활개선 회장은 "경로효친의 미풍양속을 계승하자는 뜻에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며 "만년을 쓸쓸히 지내는 노인들을 위해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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