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BS강의 불똥...과외까지 '구직난'

수요 30% 이상 줄어...과목당 5만원 '인하'

"과외 자리를 구하기가 이제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됐네요".

EBS의 수능강의가 학원은 물론 과외 시장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EBS의 강의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면서 과외 수요가 30% 이상 줄고 과외비도 떨어지고 있는 것. 이때문에 대학생은 물론 '청년 실업' 기간 동안 과외로 일자리를 대신하던 '대졸 미취업자'들이 겹고통을 겪고 있다.

ㄱ대 4학년인 김주현(23.여)씨는 요즘 틈만 나면 인터넷의 과외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김씨는 "학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휴학하고 3건의 과외를 하고 있지만 과외비가 예전만 못해 학비를 마련할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불황이 오래 지속되다보니 EBS 수능강의가 시작되고 난 후 과외를 중단하는 가정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EBS 수능강의에 대한 평이 아직까지 분분하지만 우리 사회의 사교육 비중을 줄이는 효과만큼은 이미 확실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로 과외업계 관계자들은 "EBS 수능강의 내용의 만족도 여부와 관계없이 과외 수요가 종전보다 30%이상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과외 알선을 전문으로 하는 ㄱ업체 송상섭(34) 원장은 "지난달 1일 EBS 강의가 시작되고 나서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과외 이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특히 부모님에게 부담주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강한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 거의 80% 정도가 과외를 그만두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학생은 물론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한 대졸자들도 취업전의 임시 과외 강사로 너도 나도 나섬에 따라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과외비도 떨어졌다.

송 원장은 "올 들어 경기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과외 일자리를 구하려는 대학생이나 대졸자들은 더욱 늘었다"면서 "이때문에 과외비가 중학생은 과목당 20만원, 고등학생 30만원 선으로 예전에 비해 5만원 가량 떨어졌다"고 했다. 송 원장은 또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사교육비는 큰 영향이 없었는데 올해는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EBS 수능강의가 사교육비의 지출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도 적지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육부가 17일부터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겠다고 나선데다 EBS수능강의에 대한 평가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과외가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7일 이후의 변화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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