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프로야구 '타격왕' 장훈의 이승엽 조언

"일본에 맞는 타격 기술을 익혀야 산다." 재일동포 야구인으로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적 '타격왕'인 장훈(張勳.64.일본이름 하리모토)씨가 타격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간 '아시아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의 재기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장훈씨는 지난 1961년 니혼햄의 전신인 도에이 유니폼을 입고 입단한 뒤 최고의 명문구단 요미우리에서 왕정치, 나가시마와 공포의 'O-N-H타선'을 구축, 23년간 7차례 타격왕을 차지하며 통산 3천85안타를 기록했고 현재 일본 TBS에서 해설하며 스포츠닛폰의 관전평을 쓰는 등 야구와 관련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보를 맡고 있는 장씨는 18일 두산-SK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고 경기에 앞서 이승엽 선수의 부진 탈출 방법과 한국 프로야구 발전방안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했다.

17일 내한한 그는 우선 이승엽 타격 슬럼프 원인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구체적 처방을 내놓은 뒤 이승엽 2군행을 결정한 바비 밸런타인 롯데 감독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승엽은) 소질과 파워 측면은 대단한 선수다. 하지만 한국에서 잘나갔던 선동열(삼성 코치)과 이종범도 한 때 그런 시기가 있었다"고 전제한 뒤 "일본에 맞는 타격기술을 익혀야 한다"며 일본 투수를 이기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승엽은 홈런타자인데 왜 (짧게 끊어치는)컴팩트 타격을 시키는 지 이해할 수 없다. 공이 방망이 중심에 맞는 순간 방망이를 길게 밀어내고 뿌려야 홈런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몸쪽 빠른 공에 몸의 이동이 심해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 몸쪽 공에 10번 중 한번도 제대로 못치는 것은 방망이를 밑에서 또는 옆에서 돌려 스윙이 늦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세로로 내려치는 비스듬한 다운스윙인 '다테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가능해지면 방망이 목에 공이 맞아도 홈런이 가능하다. 그런게 가능했던 사람은 왕정치(다이에 감독)였다. (이승엽이) 그 스윙을 익히면 왕정치에 버금가는 홈런타자가 될 게 틀림없다"고 장담했다.

그는 이어 밸런타인 감독에 대해 "이승엽을 1군에 계속 남겨둬야 했는데 2군으로 내려보낸 건 불만이다. 그는 뭔가 화제를 만들고 싶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팀이 참패했을 때 그라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팬들에게 사죄한 것은 잘못이다. 롯데의 밸런타인 감독 기용은 '실패'"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그는 "이승엽은 성격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틀린 것을 잘 바로 잡는다면 훌륭한 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이승엽이 요구한다면 조언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그는 국내 프로야구 침체 원인으로 스타 선수들이 10배 이상 많은 연봉을 주는 미국 진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한.미.일 커미셔너가 만나 선수들의 무분별한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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