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臺灣)의 제11대 총통선거에서 여당의 천수이볜(陳水扁)과 야당의 롄잔(連戰) 사이에 0.2%에 불과한 3만표 박빙의 차로 천수이볜이 총통에 당선하여 20일 취임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타이완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새 헌법제정과 독립주권 국가로의 발전을 분명히 표명함으로써 나날이 중국과의 마찰이 심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투표시작 10시간을 남겨두고 발생한 천 총통과 뤼슈렌(呂秀蓮) 부총통 후보를 겨냥한 저격사건은 타이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야당의 롄 후보는 의혹을 제기하는 동시에 근소한 표차의 선거 결과와 그 11배가 넘는 무효표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했다.
이는 즉각 주식시장에 반영되어 8년 만에 최저인 6.6%가 폭락하는 등 경제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출범할 천수이볜 총통의 취임은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타이완 사회가 여야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특히 지난 총통선거에서 타이완 국민들로 하여금 가장 관심을 끌게 했던 것은 국민당 정부가 중국대륙에서 몰락한 후 타이완에 진입했을 당시 타이완 사람들이 국민당의 정부에 항거했던 2.28기념일을 둘러싼 선거운동이었다.
이것은 과거 오랜 세월 동안 국민당 통치하에서 지내오던 타이완 본성인(本省人)들은 지난 4년 동안 민진당(民進黨)이 여당으로서 집권해오는 동안 강한 결집력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그들은 국민당이 본래 지녀온 '중국'이란 틀로부터 벗어나 타이완 자체의 독립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야간 양극화 현상은 이번 총통선거에서 첨예한 대립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갈등의 완화는 선거과정에 나타난 의혹들을 얼마나 명확하게 밝히고, 상대 당의 의견을 얼마나 폭넓게 수렴하느냐에 달려있다.
타이완의 경제는 중소기업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길러왔으며, 1997년 동남아와 한국이 외환위기에 처해있을 때도 큰 흔들림 없이 경제성장률 5~6%를 유지해 온 경제모범 국가였다.
그러나 2001년 천 총통 집권이후 이러한 경제성장률은 미국의 9.11테러 여파 등으로 내수부진과 수출급감으로 인해 -2.18%를 기록했고, 그 다음해 하반기부터 세계 IT회복, 타이완의 대외무역 및 제조업 생산회복에 힘입어 다시 서서히 회복의 길에 들어섰다.
또한 산업구조에서도 산업별 GDP구성비는 금융.보험.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부문의 비율 확대에 반해 정부서비스.제조업.농업부문이 축소하는 선진국형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1997년 이후 1인당 GNP도 평균 1만3천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정책은 천 총통이 계속해서 집권함으로써 정책적으로 다소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타이완 경제의 대륙 의존도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위험을 완화시키기 위해 한국.중아시아.러시아.동남아시아 및 중남미로 무역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타이완의 경제교류는 이미 주요 5대 교역국에 속하지만 앞으로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과 중국 양안(兩岸)관계는 천 총통의 일변일국(一邊一國)정책이 중국과 대만이 각각 하나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타이완을 중국의 한 부분으로 주장하여 1국가 2제도(一國兩制道)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의 대 타이완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따라서 타이완이나 중국이 타이완 독립이나 통일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우 항상 긴장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의 문제는 영국과 포르투갈로부터 각각 중국에 귀속시켜 특별행정구로 광범위한 자치를 인정한 홍콩이나 마카오의 경우처럼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타이완과 중국 사이의 군사적 대립은 미국.타이완 및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따라 세력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가의 최고목표를 경제발전에 두고, 외교를 통해 평화로운 국제환경을 조성하여 전쟁과 같은 경제발전의 장애요소를 제거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두 차례의 타이완 총통선거 기간동안 타이완 독립주장이 거론되었을 때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타이완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와 같은 타이완과 중국간의 관계는 비록 다소 갈등요소가 상존해 있더라도 장차 타이완 국내 정치.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상호간에 다양하고 왕성한 인적.물적 교류 강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시켜나갈 것이다.서보근 경일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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