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만송이 장미' 촬영현장 속으로...

#1/"시청률 1위 이유있죠"

때늦은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15일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KBS 1TV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의 촬영이 한창이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촬영장 한쪽에는 피곤에 지친 몇몇 스태프들이 고개를 꾸벅이고 있다.

전날 새벽에 이어 다시 오전 일찍부터 촬영이 재개된 덕분에 제작진의 얼굴은 피곤함이 역력하다.

KBS 1TV 일일드라마'백만송이 장미'는 MBC '대장금'종영 이후 6주째 시청률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민재 역을 맡은 이창훈씨는 "결손가정이나 호주제 같은 최근 이슈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니까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대구를 촬영지로 선택한 데는 호텔 섭외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조연출을 맡은 김진원 PD는 "서울에서는 호텔 촬영에 어려움이 많아요.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도 심하고요. 인터불고 호텔은 파크호텔과 나뉘어 있어서 각 장면마다 다른 장소인 것처럼 촬영할 수 있고 전체적인 구조나 분위기가 드라마에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죠". 김 PD는 예전에 대구에서 촬영 경험이 있었던 스태프가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도 이유가 됐다고 귀띔했다

"어휴~ 여기 차가 왜 이렇게 밀리는 거야". 막 대기실에 들어선 조경환이 짜증섞인 목소리를 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이날 오후는 주말을 맞아 결혼식이 집중되는 시간. 인근은 최악의 교통정체를 보이고 있었다.

약 300m를 이동하는데 20분 이상이 걸릴 지경이었으니 푸념할 만도 하다.

서둘러 분장을 마치고 촬영에 돌입.

#2/정신없이 돌아가는 촬영장

이날 촬영에는 한진희(오인환)와 이창훈(강민재)이 주주총회에서 자기들 편에 서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피터강(독고영재)을 만나려는 장면과 독고영재와 한진희가 민재를 사이에 두고 갈등을 겪는 장면, 오인환이 견미리(명주)를 만나 조이랜드 지분을 넘겨달라고 부탁하는 장면 등 모두 서른 신이 넘는 신들이 이어졌다.

특히 민재가 조이랜드를 살리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장면도 포함됐다.

촬영장은 정신없이 돌아갔다.

워낙 시간에 쫓기며 한꺼번에 몰아서 찍다보니 한 번의 NG도 미안할 지경. "들어왔습니다.

셋! 둘! 바이! 큐! 오케이! 이동!" 호텔 내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식당 등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느라 한 순간도 쉴 틈이 없다.

진기한 풍경 하나. 촬영 장소를 이동하면서 연기자들이 죄다 염불을 외듯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다들 대사를 외우는 중이다.

드라마의 경우 대본이 일찍 나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모두들 짬날 때마다 대사를 외우느라 여념이 없다.

이번에는 음식점에서 한진희와 조경환이 만나는 장면이다.

훤한 대낮이지만 밤 장면을 찍어야 한다.

제작진은 실제로 음식점이나 술집들은 밤에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를 빌리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낮에 밤 신을 찍기 위해 일단 지하나 방을 찾아 들어간 뒤 색깔이 다른 조명으로 밤 분위기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손태영(박혜란)과 김승수(오현규)의 결혼으로 갈등이 잠시 해소됐던 드라마 '백만송이 장미'는 민재의 친아버지인 피터강이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막판 갈등이 증폭된다.

내달 4일 마지막 방송이 전파를 탈 예정.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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