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중증 빈혈' 민철(8)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여민철(8)군은 초등학교 입학을 5일 앞두고 손꼽아 기다리던 입학을 포기해야 했다.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피곤하고 다리가 아픈 증상을 호소하던 민철이는 지난 2월26일 북구 산격동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가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청천벽력같은 판정을 받은 것.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혈구세포의 생성이 감소하거나 부족해 적혈구뿐만 아니라 백혈구와 혈소판 생성도 감소하여 생기는 빈혈로 민철이처럼 중증인 경우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감염과 출혈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

곧바로 파티마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민철이는 혈소판 투여, 백혈구 주사를 맞으며 4, 5가지의 독한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 병마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면역억제 치료를 받지만 차도가 없고 여러 가지 약물과 잦은 수혈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하지만 민철이가 가장 힘든 것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는 것. 면역력이 떨어져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등은 먹을 수 없기 때문. 이런 사정을 모르는 민철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칭얼댈 때면 어머니 정연옥(40)씨의 가슴은 미어진다.

유일한 치료방법은 골수이식 뿐. 하지만 가족들은 조직형이 일치하지 않았고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지만 골수일치자를 찾지 못해 가족들은 더욱 애가 타는 형편.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달에는 입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

지금까지 들어간 수술비만 700만원으로 민철이네 가정 형편으로는 곧 치료를 중단해야 할 판. 플라스틱 금형업을 하던 아버지 여태동(48)씨는 지난 IMF당시 부도를 맞아 현재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월 100만원 수입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어머니 정씨는 "적당한 골수를 찾더라도 검사비용만 7천만원이 넘게 들고 이식비용은 1억원이 넘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큰 금액"이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는 집 한칸 마련할 돈이 없어 월 10여만원씩을 주고 서구 내당동의 친척집에 다섯 식구가 얹혀 살고 있는 것.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에는 민철이 가족들은 파리,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 파리.모기가 많이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민철이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민철이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