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민대회, 경찰과 충돌 수십명 부상

21일 영주시내에서 열린 '2004 경북농민대회'가 농민들과 경찰의 충돌로 양측에서 수십 명이 다치는 폭력사태로 번졌다.

농민들은 이날 농민대회에서 '쌀개방 국민투표 실시, 추곡수매가 4%인하 철회, 추곡수매제 폐지 반대' 등을 주장했으며 'WTO 쌀개방 반대 결의문'을 채택, 발표했다.

경북도내 농민회원 등 대회참가자 1천5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영주시내 원당로에서 대회를 개최한 뒤 오후 2시30분쯤 '농협개혁'을 주장하며 영주농협 건물로 진입하려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의 영주농협 진입을 막던 315전경대 소속 김 모(21)상경 등 전경 8명과 영주경찰서 소속 최 모(39) 경장 등 경찰 20여명이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 등에 맞아 얼굴이 찢어지고 이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영주농협 진입을 시도했던 영주시 문수면 농민회장 박 모(50)씨와 경산 농민회 소속 태 모(42)씨 등 농민 10여명도 경찰의 진압봉과 방패에 맞아 얼굴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또 ㄷ신문 박 모(33)기자 등 취재하던 신문.방송기자들도 카메라를 빼앗기고 구타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흥분한 일부 농민회원들은 영주농협 뒷문으로 객장에 진입, 창구를 점거하고 현금지급기와 방범용 CCTV 등 기물을 부수기도 했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주변 상가 대부분이 피해를 우려해 철시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다친 전경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농민회 경북연맹측은 "경찰이 과잉 진압을 하는 바람에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번 폭력사태의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이날 오후 6시쯤 정리 집회를 가진 뒤 자진 해산했으나 일부 농민회원들은 영주경찰서 정문 앞 도로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난하는 농성을 벌이다 밤 9시가 넘어 해산했다.

한편 영주경찰서는 이날 밤 과격시위를 한 혐의로 이 모(48.안동시)씨와 최 모(38.구미시)씨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시위현장에서 영주농협의 현관 문을 부수고 이를 저지하던 경찰에 돌멩이 등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영주.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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