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싱싱한 초록이다

보랏빛 남쪽

하늘을 끌어다 토란잎에 앉은

청개구리

한 소쿠리 감자를 쪄 내온

아내 곁에

졸음이 나비처럼 곱다

강인한 '보랏빛 남쪽'

아주 가끔 현철이나 설운도의 노래가 가슴에 닿는 경우가 있다.

지친 머리가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청할 때가 그러하다.

세계와의 단절, 혹은 불화의 고충을 노래하는 지적인 언어에 견줄 때 위의 시는 귀에 익숙한 트로트 같다.

중년의 사내가 등의자에 앉아 아내 곁에서 나른해 하는, 토란잎에 앉은 청개구리가 그 광경을 말똥히 보고 있는 보랏빛 바탕의 수채화 한 폭; 지아비를 섬기는 아내의 표정에서 싱싱한 초록을 느끼면 된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