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만)잔나비 잔치와 오페라 축제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억지 춘향'이란 속담이 있다.

우리 대구의 축제를 보면 자꾸만 이 속담이 생각난다.

축제라면 당연히 잔치여야 할게다.

그 집단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이 되어 넘치는 흥과 신명으로 한판 흐드러지게 어울려 노는 큰 잔치 말이다.

헌데 대구의 축제는 늘 요란한 구호와 명분만 넘칠 뿐 신명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공허한 잔치였다.

소문난 잔치라서 먹을 게 없는 탓일까?

그래서인지 올해부터 큰 예산을 들여 국제적으로 자랑을 할 수 있는 아주 큰 규모의 새로운 축제를 서둘러 시작 한단다.

'국제적' 이라는 말이 특별하게 강조되는, 우리의 흥과 신명보다는 국제적이란 말이 훨씬 더 중요한, 그런 화려한 대규모의 축제를 말이다

'잔나비 잔치'라는 속담도 있다.

우리 대구시가 새로 기획하고 있는 축제를 보며 자꾸만 이 속담이 생각이 난다.

우리의 귀한 세금을 12억원이 넘게 쏟아 부어 새로 준비하는 큰 잔치가 그 모습을 드러내면 낼수록 점점 더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진 남의 잔치의 모습을 띠게 되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오페라 축제라니….

우리의 삶과 정서 속에 오페라가 과연 어떤 의미로 자리하고 있기에 이것이 우리의 잔치가 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올해 우린 대구시의 문화 관련 예산 전체 300여억원중 10%가 넘는 30여억원을 오페라에 관련하여 쏟아 붓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 관련예산이란 음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과 미술, 연극, 무용등 문화와 예술 모든 분야를 망라한 총 예산을 말한다.

우리들의 삶 속에서 흥과 신명을 일깨워 우리 모두가 살맛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잔치라면야 몰아주기가 아니라 아예 통째로 다 주어도 좋다.

하지만 이것이 남의 고전을 흉내내기에 몰두하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우리가 문화적 잔나비가 되어가는 일에 스스로 우리의 세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린 지금 스스로 서양문화를 흉내내기에 급급한 문화적 잔나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철저하게 되짚어 볼 때다.

이상만 작곡가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