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자치-경북도 특정인사 신경전

이철우(李哲雨) 경북도의회 의장이 저기압이다.

도의회 사무처장 인사 때문이다.

현재 장경곤(張景坤) 전 사무처장이 지난 6월말로 퇴임한 데다 제 7대 경북도의회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도의원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무처 수장인 처장실은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다.

의회 사무처장에 대한 인사권은 경북도 즉 도지사가 갖고 있지만 의장단과 협의하도록 돼 있어 일방적 인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사무처장의 지휘를 받도록 돼 있는 도의회 사무처의 계장급 이상 간부진들은 휴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계획돼 있던 직원 연수 등 각종 업무 추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이 의장 등 의장단은 지난달 초 도에 새 사무처장 예상 인사 3명의 명단을 뽑아 보내주면 그 가운데서 새 사무처장을 선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도가 의회의 '희망'과 달리 특정 인사를 처장에 발령내겠다는 뜻을 전달하자 의회가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문제가 꼬인 것. 도의회가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도의 인사안이 단지 도청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 의장단은 이와 관련, 2일 "도의회가 본청 공무원들이 승진과 영전을 위해 잠시 머무는 대기 장소도 아니고 보직이 없는 인사들에게 자리를 제공하는 '정거장'과 같은 자리가 아니다"며 "도의 이번 사무처장 인사안도 도가 안고 있는 고위직 공무원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의장단은 이 의장이 이의근(李義根) 지사와 고향도 나이도 같다는 점에서 또 의장단 선거의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등 도의회를 바라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아 후반기 의회 업무의 첫 단추가 될 사무처장 인사마저 이런 식으로 집행부 마음대로 된다면 향후 의회 운영은 순탄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때문인지 의장단 가운데서도 이 의장의 심기가 제일 불편하다.

심지어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할 것 같으면 당분간 사무처장이 없는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

처장 인사만큼은 의회의 의지를 관철시키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이 의장은 2일에도 "나는 이 문제로 인한 어떤 비난과 비판도 감수할 것이며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할 말은 꼭 하고 넘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