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천혜의 자연 조건을 이용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친환경 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 산업'이란 주제로 내년에 열리는 '울진 세계 친환경 농업 엑스포'가 바로 그것.
즉 농산물 개방 압력 등 급변하는 국제적인 농업 환경 속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을 통해 울진은 물론 한국농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울진 세계 친환경농업엑스포'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네번째이다.
◆친환경.유기농업 최적 조건
'친환경.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나 유기합성 농약, 제초제 등 환경과 농산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소지가 있는 합성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유기물과 자연광석, 미생물 등 자연적인 방법만을 사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을 말한다.
21세기 들어 농업은 세계적으로 과거 식량생산 농업에서 생명농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비료와 농약에 의한 증산위주의 관행농법이 산업화, 도시화와 더불어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의 원인이 돼 인간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농업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침체돼 가는 우리 농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선 친환경.유기농업만이 살 길이란 주제의 엑스포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학계와 울진군의 인식이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선 2급수 이상의 농업용수, 집단화가 용이한 소규모 경작지역, 대기.수질로 인한 환경오염원이 없어야 하고 퇴비를 확보할 수 있는 산림자원이 풍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울진은 이상적인 환경여건을 갖추고 있다.
◆D-352일, 준비는
행사는 내년 7월22일부터 25일간 울진 왕피천가의 20여만평 엑스포공원에서 펼쳐진다.
작년 6월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국제행사로 승인받아 사업비 보조는 물론 인력, 홍보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작년 8월 조직위원회 및 사무국을 출범시켰으며, 지금 본격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예상 관람객은 국내외 20여개국의 50여만명, 소요예산은 시설 및 전시 120억원, 운영.행사.홍보에 50억원 등 모두 17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최초 발안자인 김용수 군수가 '군비 안들이는 행사'를 목표로 경북도청과 중앙부처를 종횡무진 누빈 결과 국비 25억원과 교부세 30억원, 도비 20억원을 사실상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체에도 협찬을 요청,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늘(4일)을 기해 D-352일.
현재 행사장의 주요시설, 친환경 농업기반 조성 등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친환경 농산물 재배 면적은 군내 전체 농지 5천600여ha 중 1천292ha로 23%나 된다.
이는 2002년 400ha(5.8%)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며 내년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수도 전체 5천200가구 중 2002년에 400가구(7.6%)에서 올해 1천800가구(34.6%)로 늘어났다.
작년 가을에는 무농약으로 재배한 쌀을 '울진 새숨쌀'이란 브랜드로 개발, TV 홈쇼핑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시판에 들어갔다.
시설분야 공정률은 30%. 지난 4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설공사에 들어갔다.
영구시설인 1천여평의 농업관과 채소 공원, 야생화 단지 조성 등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3천평의 유기농 경작지는 이미 완공해 토마토 등 채소류를 키우고 있다.
당초 목표인 내년 3월 완공은 무난하다는 게 조직위원회측의 설명.
◆행사 그리고 홍보
행사는 농업.문화, 전시, 공연, 체험, 학술, 상품개발 등 6개 분야로 나뉘어 마련된다.
농업.문화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연면적 1천37평의 농업관에서 주로 이뤄지며 영상물 등을 통해 친환경 농업의 의의와 필요성 등을 전달한다.
전시와 판매는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유기농업의 노하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함은 물론 국내 지자체와 해외 각국이 참가하는 식품 전시 및 판매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친환경 농산물 전시 및 전국 관상어 품평대회, 해산물 요리 경연, 시음.시식 등 먹을거리 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공연은 친환경 열린음악회, 어린이 창작 동요제 등 친환경농업을 모티브로 한 갖가지 한마당이 행사기간 내내 풍성하게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쿠바 국가관을 설치하고 살사공연단을 초청하는 등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농촌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농산물 시범 재배장 운영과 민물고기잡이 체험장도 마련하고 친환경 농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또 조직위는 국내 홍보를 위해 농업인, 정.관.학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및 학술대회를 꾸준히 개최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친환경.유기농업 단체 유치를 위해서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를 비롯해 중국 윈난성 등지에서 설명회를 여는 노력도 기울였다.
특히 지난 달에는 군수가 직접 학계 관계자들과 함께 쿠바, 캐나다, 미국 등 선진 유기농 국가들을 방문해 관계자 면담은 물론 지렁이 분변토장, 퇴비사 설치 및 운영요령 등을 익히고 왔다.
◆붐 조성을 위한 노력 및 기대효과
딱 1년 남은 기간, 군은 내년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 달 '왕피천 서머 페스티벌'과 '2004 세계 평화 대행진'을 엑스포 행사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달에는 국내 여행사 초청 설명회와 국제학술포럼 등을 열 계획이다.
군은 작년을 친환경 농업 실천 원년으로 선포하고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가 하면 오리.미강농법 등 특수농법 재배단지도 대폭 늘렸다.
현재 무절제한 농약.화학비료.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3무(無)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군은 엑스포를 통해 지역 농산물의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군민 소득 증대는 물론 교통.관광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한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울진군민들은 엑스포 행사장이 전국 친환경농업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 농업의 위상이 한 단계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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