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어동 풍경-(4)변호사들의 빈부격차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성공확률 따라 수임료 천차만별

"변호사라고 모두 같은 변호사가 아닌 것 같아요. 같은 사건인데 수천만원을 받는 변호사가 있고, 수백만원에 만족하는 변호사가 있더군요."

얼마 전, 어떤 분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된 지인을 위해 이름난 변호사를 찾아갔습니다.

변호사와 상담을 하다 너무 놀라 입을 제대로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변호사가 착수금으로 5천만원, 성공 사례금으로 5천만원을 제시했기 때문이지요.

그 분도 법조계 사정을 좀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기에 1천만원 정도는 쓸 각오를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겁니다.

또다른 유명 변호사를 찾아 가니 착수금으로 2천만원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결국 그는 적정(?) 가격을 제시한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유명 변호사들의 비싼 수임료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고 합니다.

법조계에서 흔히 쓰는 말로 '성공 확률'이란 것이 있습니다.

구속된 피의자를 보석이나 집행유예로 풀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말이지요.

유명한 변호사를 쓰면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고, 돈 쓴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 있습니나. 유명 변호사들은 옷을 벗은지 몇년이 채 되지 않은 판.검사 출신이 대부분이지요. 성공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감옥에 있는 가족을 빨리 풀어주고 싶은 의뢰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닙니다.

얼마전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가 1년여만에 100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당사자에게 물어보니 "그 반에 반도 못 벌었어요. 어디서 그런 소문이 났는지..."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가 알기로는 요즘 범어동에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변호사는 서너명에 불과합니다.

상당수 변호사들이 사건 하나에 공식가격인 250만원을 받고 있을 뿐이지요. 그것도 치열한 경쟁 탓에 건수가 없어 쩔쩔 매는 경우도 가끔 보게 됩니다.

지역사회에서 변호사라고 하면 최고의 직업 가운데 하나로 알고 있지요. 그런만큼 품위 유지를 해야하고 겉멋(?)도 어느정도 부려야 합니다.

수입은 대단치 않은데 체면이나 주위의 기대 탓에 속앓이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게 현실이지요.

얼마전 한 부장검사가 기자에게 들려준 말이 있습니다.

"대구 변호사들의 수입을 우연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제 월급보다 못한 이들이 꽤 있더군요. 개업은 꿈도 꾸지 말아야겠어요."

법조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지 요즘 범어동 법조계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것 같습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 및 특례시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추진하며 오는 19일 대구 달서구청장과 포항시장 후보 컷오프 결과를 발표할 예정...
정부는 18일 오후 3시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며, 미·이란 전쟁의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50대 남성이 지인의 집에 침입해 20대 여성에게 성범죄를 시도한 사건이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으며, 대구에서는 어린이공원에서 발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 지원을 꺼리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러한 상황..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