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 파병군인 자이툰 부대 1진이 비공개로 출병한 것은 안타깝고 참혹한 일이다.
남몰래 떠나야 했던 장병들의 사기가 심히 걱정되고, 그렇게 밖에 보내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 원망스러워진다.
정부는 장병들의 안전을 이유로 파병 환송식도 공개하지 않는 구차한 모습을 보였다.
부대 이동 시기나 경로, 숙영지 도착 방법 등은 말 그대로 대 테러 보안사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장으로 향하는 장병들에게 사명감과 긍지를 심어주고, 파병에 대한 국민적 일체감을 나눠 가질 환송식마저 몰래 치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 군이 뭐가 당당하지 못하고, 무슨 잘못을 했기에 야반도주하듯 길을 떠나야 하는가.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잘못이 크다.
이라크 평화 재건 지원이라는 국가 행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의 부족이 이런 졸렬한 결과를 낳게된 것이다.
나라 안팎으로 이라크 파병이 떳떳지 못한 일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우려된다.
정부는 국회까지 동의한 국가 결정에 대해 그에 걸맞은 격식과 의전을 갖춰야 할 책무가 있다.
일부의 파병반대 여론을 의식해 이리저리 눈치나 보는 줏대 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2진, 3진 파병이 있을 때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민노당과 일부 사회단체 등 파병반대 집단들도 떠나는 장병들의 목덜미를 잡고, 발을 거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재삼 당부하고 싶다.
파병반대 투쟁은 국가 결정이 있기 전까지의 과정에 국한돼야 한다.
사지가 될지도 모를 이라크로 떠나는 장병들이다.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는 못할망정 비난과 냉소를 지워 보내서는 안 된다.
장병들을 전장으로 떠나 보내는 부모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려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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