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열풍이 불었던 10억만들기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귀가 솔깃했지만 그 방법을 들은 후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계산상으로 매달 400만원씩 20년간 고스란히 저금해야 10억을 모을 수 있다니, 우리같은 서민들에겐 너무나 비현실적인 액수이다.
또 손쉽게 말하는 '종잣돈 1억'은 집 마련은 물론 자녀 교육비 대기도 빠듯한 가정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어쩌면 너무나 모순된 재테크 열풍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 절약이 화두가 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유명해진 젊은 절약가들의 인터뷰가 봇물 쏟아지듯 등장하던 때가 있었다.
그들의 입에서 한결같이 강조되고 나온 말은 '절약이란 즐거움에 빠져보라'는 얘기였다.
부자에도 등급이 있듯이 절약에도 등급이 있다.
무조건 안 쓴다고 다 절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비를 하되 합리적인 소비를 함으로써 지혜로움을 키울 줄 아는 게 제대로 된 절약이다.
찾아보면 절약은 멀리 있지도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집 냉동실에는 우유팩이 가득하다.
습기에도 강하고 규격이 일정한 우유팩에 내용물을 담아 냉동실에 수납하면 깔끔하고 훌륭한 재활용 용기가 된다.
다 쓴 후 설거지할 걱정도 없고 유성팬으로 내용물을 적어놓으면 구분도 쉽다.
또 자투리 장판으로 본을 뜬 후 천으로 덧대주면 아이들 슬리퍼가 완성된다.
아이들은 손님이 올 때마다 '엄마가 만들어준 슬리퍼'라며 자랑하기 바쁘다.
초등학교 1학년, 7세 유치원생 아이들은 우유팩으로 로봇이나 사물함, 연필꽂이를 만들어쓴다.
창의력 교육에 돈들일 필요 없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하루는 유치원 선생님께서 전해주시길, 다른 아이들은 간식으로 나온 우유를 마신 뒤 팩을 그냥 버리는데 우리 아이만 유독 씻어서 말리더란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도 '이렇게 해야 우유팩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까지 했다니, 짠순이 엄마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저절로 교육이 된 모양이다.
이처럼 절약에다 재미를 붙이는게 무엇보다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재테크 방법을 고민할 때 가장 기본적인 재테크인 절약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홍경옥(33.주부. 책 '돈되는 짠순이 절약테크 따라잡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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