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윤혜란(23.여)씨는 등록금 대출기간인 지난 16일 농협 인터넷뱅킹으로 학자금을 대출받으려다 낭패를 당했다. 아침 일찍부터 대출 인터넷 사이트가 접속되지 않고 콜센터도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 250여만원의 등록금을 당장 마련해야 했던 윤씨는 이메일로 항의도 해봤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학생 박찬우(27.가명)씨도 대구은행에서 학자금을 대출받기위해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동안 은행 인터넷사이트에 매달렸지만 '에러' 메시지만 봐야했고 대학원생 김주희(25.여)씨 역시 이날 아침부터 3시간동안 접속을 시도하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오래 지속되는 불황때문에 비싼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금융기관으로부터 학자금을 인터넷 대출받으려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인터넷 접속이 제대로 안되고 수수료도 비싸 대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또 대구.경북지역 대학들과 은행의 인터넷 게시판은 16일부터 대출시스템에 접속이 안돼 대출 신청을 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항의글로 도배되다시피하고 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일부 은행들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학자금 대출규모를 축소하거나 취급을 아예 중단해 대학생들이 대출이 가능한 은행의 인터넷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평균 6%나 되는데다 많은 사람에 대한 소액 대출이어서 업무량 과다에 따른 전산 비용 및 인건비 부담도 커 취급을 꺼리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까지 실시해오던 4천억원의 학자금 대출업무를 올해부터 중단했다.
더욱이 이번 학기부터는 서울보증보험이 일괄 보증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보증인이 없어도 되지만 15만원에 이르는 보증수수료를 물어야 해 대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농협 대구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보증보험사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학자금 대출을 위한 인터넷 시스템을 보완하는 한편 창구 대출도 가능하도록 방침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올해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주로 농협 및 대구은행과 학자금 대출 협정을 맺고 있으며 한미.하나.조흥은행도 일부 대학의 학자금 대출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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