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주하는 일본-후퇴하는 한국

아테네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대회 성적이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

금메달 13개 획득과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기세좋게 출발한 한국이 예상밖의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선수단과 국민들의 올림픽 열기가 잔뜩 가라앉은 반면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만을 손에 쥐면서 15위로 만족해야 했던 일본은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열도를 들끊게 하고 있다.

국민정서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에서도 '숙명의 라이벌'을 형성하고 있는 양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폐막을 5일 앞두고 일본이 금메달레이스에서 멀찌감치 앞서 있는 상태다.

25일 현재 한국이 금 6개, 은 10개, 동 5개로 12위를 마크하고 있고 일본은 금 15개, 은 9개, 동 10개로 미국과 중국, 호주에 이어 당당히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성적은 일본에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던 1964년 도쿄올림픽(금 16개, 은 5개, 동 8개)에 비해 전체 메달 수는 이미 넘어섰고 금메달 1개만 더 보태면 안방에서 세운 기록을 40년 만에 깬다.

또 일본은 88년 서울올림픽부터 4차례 연속 종합순위에서 추월당한 한국을 16년 만에 다시 앞서게 된다.

일본의 놀라운 선전은 내용도 알차다.

최근 올림픽 무대에서 유도에만 의지해 5개 안팎의 금메달에 그쳤던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확실한 '금밭'인 유도에서 8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아 '유도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았고 수영과 레슬링, 육상, 체조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했다.

수영에서 기타지마 고스케가 2관왕을 차지하는 등 3개, 여자레슬링에서 2개, 육상 여자마라톤.체조에서 각 1개의 금메달이 탄생했다.

1960, 70년대 황금기를 맞았던 일본 스포츠가 수십년의 '터널'을 지나 완전히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의 선전은 2001년 국가 차원에서 '골드 플랜'을 세워 첨단 기술을 접목한 엘리트 체육을 다시 시작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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