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땅장사 의혹' 수자원公, "시간을 달라"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의 조성원가를 과도하게 산정하는 등 '땅 장사' 의혹을 사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공은 "사업기간 6년 연장에 따른 자본비용(이자 등)을 조성원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강변하는 등 국회 및 한국토지공사 등 타기관과 인식이 크게 달라 구미시와 상공인, 입주업체 관계자 등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수공 입장=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30일 "최근 구미에서 열린 일본 아사히글라스 공장 기공식에서 만난 고석구(高錫九) 수공 사장이 '두세달 시간을 주면 자체 조사반을 가동해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해 "구미 시민이 지금 난리인데 두 세달을 어떻게 기다리느냐"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는 것.

수공은 그러나 사업기간을 2000년말에서 2006년말로 늘리는 바람에 발생한 자본비용 618억원을 조성원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공 실무진은 "사업기간 연장의 주요 사유가 진입도로 공사 부진과 농업진흥지역 해제협의 지연 등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에서 인정하는 예외 사항에 포함돼 자본비용을 조성원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산업단지 조성 분양 기관인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입도로 공사와 농업진흥지역 해제 협의 등은 전적으로 사업시행자가 책임져야 할 사항인데 이를 이유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입주업체가 더 부담하라는 논리는 억지"라고 꼬집었다.

수공은 이외에도 일반관리비를 46억2천여만원 부풀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관리비도 건설비나 이주대책사업비에 포함된다"며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국회 입장=수공의 해명은 한마디로 억지라는 입장이다. 수공보다 산업단지 개발 노하우가 더 많은 토지공사 관계자의 검증을 거쳤는데 무슨 소리냐는 것.

김태환 의원측은 "설계변경 사유로 당초 '천재지변인 IMF로 분양이 저조하다'는 문서로 들었으나 해명에서 슬그머니 뺐다"며 "납득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국정감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관마다 조성원가 산정방식이 다르다?=수공 실무 관계자는 매년 조성원가를 산정해 분양가격을 결정하는 것과 관련, "토지공사는 분양가격을 한번 정하면 바꾸지 않지만 사후에 정산하기 때문에 매년 분양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측은 이에 대해 "사후 정산을 한다고 해도 미리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란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한 뒤 "기관마다 조성원가 산정방식이 다르다면 그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건교부 산하 기관이면서 사업 시행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

◇또 설계변경?=수공이 분양 수요를 파악해 산업단지를 찔끔찔끔 조성하는 바람에 산업단지 조성이 늦어져 한차례 늘린 사업기간을 또다시 늘려야 할 형편이다. 2000년말 완공하려던 것을 2006년말로 6년 늘렸으나 8월 현재 분양률이 2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측은 "수공은 건교부와 함께 공장 분양에 적극 나서는 등 2006년말까지는 무조건 산업단지를 완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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