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아테네하계올림픽이 30일 4년 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는 폐회식을 갖고 열전 17일간의 막을 내렸다.
지난 14일 '신화의 땅' 아테네 평원을 밝혔던 성화가 이날 새벽 4시35분 생명을 다하면서 28개 종목에서 301개의 금메달을 놓고 힘과 기량, 투지를 겨룬 1만여명의 선수들은 서로를 감싸안고 마지막 우정을 나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 9, 은 12, 동메달 9개로 종합순위 9위에 올라 8년 만의 '톱10' 복귀 목표를 달성했다.
문대성(삼성에스원)은 마지막날 아테네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태권도 80㎏이상급 결승에서 1라운드 2분10초 만에 전광석화 같은 왼발 뒤후려차기로 홈무대의 알렉산드로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KO로 제압, 한국이 10위권으로 진입하는 소중한 금메달을 보탰다.
미국은 금 35, 은 39, 동메달 29개로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해 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에 이어 3연패를 달성했다.
차기 개최국 중국은 거센 '황색돌풍'을 일으키며 2위(금 32, 은 17, 동 14개)로 올라섰고 50여년 간 세계 스포츠 판도를 미국과 양분했던 러시아는 3위(금 27, 은 27, 동 38개)로 밀려났다.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는 대회 마지막 이벤트인 남자 마라톤을 제패, 폐회식 도중 7만여 관중 앞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으로부터 올리브관과 금메달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폐회식은 각국 귀빈과 7만여명의 관중, 30억명이 넘는 지구촌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기수단 입장에서 남북한 선수단은 양궁 여자 2관왕 박성현(남한)과 농구 선수 출신 임원 김성호(북한)가 나란히 한반도기를 들고 들어와 다시 한번 세계인의 박수를 받았다.
기수단에 이어 각국 선수들은 개회식 때와 달리 국가나 임원, 선수 구분없이 자유롭게 어울려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안겔로풀로스 다스칼라키 조직위원장과 로게 IOC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그리스 국기와 차기 개최국 중국 국기가 차례로 게양됐고 도라 바코야니 아테네시장이 건넨 대회기를 받은 로게 위원장은 왕치샨 베이징 시장에게 전달했다.
로게 위원장은 "4년후 베이징에서 모이자"며 공식 폐막을 선언했고 전광판에 "2008년 베이징-올림피아에서 만리장성으로"라는 글이 새겨지면서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중국 무용단과 경극단의 공연이 한바탕 펼쳐졌다.
성화는 25만개의 풍선이 날아오르면서 작별을 고했다.
우뚝 솟아있는 성화대가 다시 팔을 굽혀 내리자 어린이들이 성화의 불씨를 받아 그라운드의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나눠주고 난 뒤 성화봉에 남은 불꽃을 입으로 불어 껐다.
올림픽스타디움이 한순간 어둠 속에 잠들면서 아테네올림픽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과거'로 돌아갔다.
아테네.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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