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 '투기과열'풀려야 생기 찾을 듯

대구지역 3곳에 대해 작년 10월 내려졌던 주택 투기지역이 지난달로 해제됐지만 마비상태에 빠져든 부동산시장을 깨우지는 못하고 있다.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에서 기준시가 기준으로 내는 쪽으로 회귀했다지만 부동(浮動)자금을 유입하는 힘이 큰 신규분양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주택.건설업체들은 대구에서 분양권 전매를 금지한 주택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야 신규분양 아파트에 청약과 계약 행렬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및 실수요자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다른 정책적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집값만큼은 확고하게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주택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재확인했지만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움직임에서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투기지역 해제 효과 없어

지난달 20일 정부가 대구 수성.중.서구에 내렸던 주택 투기지역을 해제한다고 발표했지만 주택시장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8월27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2주 전 대비 0.04% 하락세를 기록해 7월 초부터 이어져 온 약세가 멈춰지지 않고 있다.

전세시장의 경우도 하강국면(-0.06%)을 유지했다.

하지만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전망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소폭(0.31%) 이나마 상승했다.

일선 부동산업소들도 "투기지역 해제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기존 아파트 거래는 거의 안되고 있으며,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언제쯤 해제되나

대구와 부산 등 지방도시의 경우 작년 9, 10월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가구당 3천만~5천만원가량 빠진 가운데서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으로 집값이 안정을 되찾은 데다 신규분양의 경우 청약.계약률이 떨어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일단 규제완화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정부는 가을 이사철(9, 10월) 집값 추이를 지켜본 뒤 투기과열지구 해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를 푼다 하더라도 투기바람 차단을 위해 분양권 전매 횟수나 기간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분양권 전매 규정을 먼저 만든 뒤 투기과열지구 해제 순서를 밟을 경우 연말쯤에 가서야 해제지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값 침체현상이 앞으로 한두 달 가량 지속되면 투기과열지구 등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상대로 투기과열지구가 풀릴 경우 금리인하 효과와 어우러져 부동산시장은 다시 생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주택 투기지역 해제에 이어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검토하는 등 규제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작년 말부터 한꺼번에 쏟아낸 각종 규제조치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 자칫 부동산시장 붕괴 여파로 경제 전반이 돌이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투기과열지구를 해제 대상지역으론 대구.부산.광주.울산과 경남 창원.양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회복기대

부동산업계에서는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더라도 대구의 부동산시장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하향 안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집값 안정을 추구하는 근본 기조에는 변화가 없고, 이미 주택공급률이 100%를 웃돌고 있는 데다 예정대로 종합부동산세가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젠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는 부동산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규제중 하나로 해제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분양시장이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해당 지역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실제 투기과열지구 해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분양을 미뤄왔던 건설사들은 현재 정부의 정책변화를 주시하며, 조심스럽게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와 수성구, 달성군 화원.다사읍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중인 건설사들은 대부분이 투기과열지구 해제 시기에 맞춰 분양을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부지매입과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사업승인 등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의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 분양권 전매허용 만큼의 호재(好材)는 없을 것"이라면서 "전매가 가능해지면 일단 계약을 하고보자는 수요자들이 가세, 계약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언론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해제 가능성이 보도된 이후 대구에서는 그동안 미분양 물건으로 남았던 아파트들이 하나 둘 팔려나가고 있는 가 하면 신규분양중인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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